삼성 라이온즈가 20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4시간 35분 동안 헛심만 썼다. 연장 12회까지 KIA 타이거즈를 공략했지만, 0의 균형을 깨지 못했다. 0대0 무승부를 기록한 삼성은 30승2무28패(승률 0.517)로 6위에서 4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경기 전 삼성은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렸다. 30승1무28패 승률 0.517인 삼성이 이날 승리를 거둔다면 다른 구장 경기 결과에 따라 '6위'에서 '2위'까지도 순위를 단숨에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삼성의 시나리오는 이랬다. 삼성이 무조건 이기고, 0.5경기 차 앞선 2위 롯데가 문학에서 SK에 진다. 그러면 삼성이 0.5경기 차로 롯데를 앞서게 된다. 대전에서는 최하위 한화가 LG에 승리를 거둔다. 승차 없이 승률에서 0.001로 앞선 LG였기에 삼성은 LG보다 위 순위를 차지한다. 문제는 잠실 경기. 넥센과 두산이 모두 삼성에 승차 없이 승률 0.001 앞서 있어 이긴 팀이 2위를 차지하게 된다. 삼성이 2위가 되려면 두 팀이 비기면 된다. 넥센은 29승3무27패, 두산은 29승2무27패가 돼 승률이 0.518이 되고 삼성은 승률 0.525로 단숨에 2위로 올라서게 된다는 것.
다른 구장서는 삼성의 바람대로 풀려 갔다. 한화가 LG를 4대1로 눌렀고, 롯데는 SK에 1대3으로 졌다. 다만 잠실에서 넥센이 두산을 3대2로 이겨 2위 시나리오는 물 건너갔지만, 삼성이 이긴다면 3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는 있었다.
그러나 삼성은 이겨야 한다는 제1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선발투수 고든을 시작으로 안지만, 오승환, 심창민, 권혁, 정현욱까지 투수들이 1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타선이 단 1점도 뽑지 못했다. 9회말,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서 삼성은 이해할 수 없는 주루플레이 2개를 저지르며 승리를 놓쳤다.
선두타자 박석민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자 류중일 감독은 대주자 강명구를 1루에 내보냈다. 그러나 진갑용의 번트가 투수에 그대로 잡혔고, 2루 쪽으로 리드가 컸던 강명구는 1루로 돌아오지 못했다. 더블아웃으로 끝나는가 했던 공격은 이후 조동찬의 2루타로 다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이번엔 정형식 대신 대타 이지영이 나왔고, 보란 듯 좌익수 앞 안타를 쳐 냈다. 9회말 끝내기 안타인 듯했지만, 김재걸 3루 주루코치가 3루 베이스를 밟고 홈으로 달리던 조동찬을 급히 세웠다. 좌익수의 송구가 조금만 빗나가면 그대로 경기가 끝날 상황이었지만 아웃을 염려한 너무나 소극적인 플레이였다. 그리고 점수는 나지 않았다.
결국 삼성은 무승부를 기록해, 4위로 순위를 상승시키는 데 만족해야 했다. 삼성과 KIA는 이날 무려 25명(삼성 9명)의 주자를 내보냈지만 단 1명도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한 채 헛심 공방만 펼쳤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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