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8갤러리 임창민 전
#사진-영상 하나의 작품으로 "시간 배제-시간 개입 결합"
우리에게 일상의 풍경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지금 내 눈 앞, 사진처럼 정지된 풍경 안에도 미세한 흔들림과 움직임이 있다. 임창민 작가는 일상의 풍경을 액자 안 작품으로 만들었다. 사진과 영상을 교묘하게 결합한 작품이다.
사진 작품 속에는 일상적 풍경이 펼쳐진다. 테이블과 의자가 가지런히 놓여 있는 공간. 잘 정돈돼 그 무엇도 뒤흔들 수 없을 것 같은 질서가 펼쳐져 있지만 그 너머 창에서는 묘한 균열이 일어난다.
작가는 사진 작품에 창문만 잘라내 모니터를 끼워 넣었다. 작품 속 창 밖 풍경에는 현재 진행형의 현장성이 느껴진다. 그 창문 밖으로는 바람이 불어 나무가 조금씩 흔들린다. 크지 않은 변화와 극단적이지 않은 잔잔한 일상의 드라마. 이것은 작가가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주려는 장면이다. 사진과 영상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 작가의 작품은 작가가 처음 선보이는 최근작이다.
"이번 전시에서 특별히 연출한 장면은 없어요. 일상의 풍경을 그대로 전하고 싶었지요. 특히 사진은 시간성이 배제된 정지된 찰나이고, 영상은 시간이 개입된 예술이죠. 이 둘의 결합을 통해 공간이 주는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카페에서 책 읽는 소녀의 영상도 인상적이다. 마치 정지된 사진처럼 보이는 이 작품은 2분쯤 지켜보다 보면 책장이 넘어간다. 사진과 영상의 경계를 넘나든다.
영상작품 '라이프 드로잉'(life drawing)은 불나방의 움직임을 찍은 것이다. 사선의 원을 그리며 쉴 새 없이 날아드는 나방은 자신의 움직임을 통해 드로잉을 한다.
작가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서 찍은 검은 비닐봉지의 영상도 흥미롭다. 도시 한복판을 하염없이 떠다니는 검은 비닐봉지의 흐름을 쫓아가다 보면 생경스런 뉴욕의 풍경도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이번 전시에는 2009년 촬영한 사진 작품과 지난해 완성한 영상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대한 대구 시민들의 무관심을 표현한 작품은 F1 경기 진행 음성과 맞물려 재치있게 표현된다.
전시장 바닥에는 독특한 분위기의 물결 영상이 흘러간다. 신천에서 찍은 이 물결은 해질 무렵 풍경이다. 사진과 영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자신만의 독특한 '일상 풍경'을 보여주고 있는 작가의 전시는 508갤러리에서 28일까지 열린다. 053)627-5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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