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주말 또 비틀…'두산 울렁증'에 기진맥진

입력 2012-06-18 09:36:00

삼성 라이온즈가 징크스 탈출의 기회를 제 발로 날려버렸다.

실책, 매끄럽지 못한 수비가 실점을 낳았고, 타선도 두산 베어스의 마운드 공략에 실패하며 역전패를 합작했다. 17일 잠실에서 두산에 2대8로 패한 삼성은 두산 3연전을 1승2패로 마감했고, 상대전적은 3승8패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29승28패1무(0.5087)가 된 삼성은 두산(28승27패1무'0.509)에 승률 3모가 뒤져 5위에서 6위로 다시 내려앉았다.

삼성은 2회 이승엽의 2루타 뒤 박석민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으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전날(16일) 13안타를 몰아치며 두산 마운드를 흔들었던 기세를 이어가는 듯했던 삼성은 3회, 엉성한 수비로 역전을 허용하며 악몽을 재현했다.

2사 2루에서 삼성 선발투수 배영수는 두산 손시헌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포수 진갑용이 공을 빠뜨리는 바람에 스트라이크 낫아웃이 되어버렸고, 손시헌이 1루에 안착하면서 종료돼야 했을 이닝이 2사 1, 3루 위기 상황으로 돌변했다. 배영수는 다음 이닝서 만나야 할 김현수에게 결국 2타점 2루타를 맞으며 역전을 허용했다.

4회 박석민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홈런을 친 뒤 맞은 수비에서 삼성은 결정적 실책을 범하며 무너졌다. 고영민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2대3으로 재역전당한 삼성은 배영수가 2사 2루에서 정수빈에게 중견수 앞 안타를 허용했다.

공을 잡은 중견수 정형식이 빠르게 공을 홈으로 던졌고, 아슬아슬한 홈 승부가 예상됐다. 그러나 이 순간 1루수 강봉규가 홈 승부가 어렵다고 판단, 공을 커트해 1루에서 2루로 달리던 정수빈을 겨냥했다. 실점을 하되 아웃카운트를 잡아 이닝을 끝내겠다는 복안이었지만 어이없게도 공은 2루수 옆을 지나갔고, 그 공은 홈 송구를 하느라 한참이나 앞으로 달려왔던 중견수 정형식마저 지나쳐 외야로 굴러갔다. 그 사이 정수빈은 편안하게 홈을 밟았다.

2대7로 끌려가던 8회에도 삼성은 포수 이지영이 1사 1루에서 고영민 타석 때 타격 방해를 하는 실책을 범해 1, 2루에 주자를 진루시켰고, 때마침 최재훈의 2루타로 또다시 실점을 했다.

삼성은 이날 낫아웃 상황을 미숙하게 처리해 역전을 허용했고, 어이없는 송구 실책이 패배에 결정타를 날렸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타격 방해는 패배 굳히기였다.

수비진의 한심한 플레이에 선발 배영수는 평정심을 잃었고 4회를 마친 뒤 7안타 5실점(4자책점)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조기 강판당했다.

타선도 힘이 빠졌다. 최근 좋은 타격감을 이어가던 타자들은 두산의 선발투수 노경은에게 7회까지 안타 3개에 2점을 뽑는 데 그쳤고 정대현, 김강률의 계투진마저 공략하지 못해 반격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2007년 7월 6일 대구에서 노경은에게 선발승을 안겼던 삼성은 1천808일 만에 또다시 감격스런 선발승을 선사했다.

한편 목동에서는 넥센이 롯데를 4대3으로 누르며 LG와 공동 2위로 순위를 끌어올렸고, 한화는 문학에서 선두 SK에 5대2 승리를 거뒀다. KIA는 군산에서 LG를 6대0으로 꺾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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