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북대 총장직선제 유지하며 경쟁력 강화하라

입력 2012-06-15 11:26:34

총장직선제 폐지 여부에 대한 경북대 교수회 투표에서 57.7%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 교수회 전체 회원 1천111명 가운데 81.5%인 906명이 참여해 폐지보다는 개선을 통한 직선제 유지에 515표, 폐지에는 377표가 나왔다. 교수회는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계속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대학 본부는 교수회의 투표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직선제 폐지를 위한 학칙 개정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대학 본부와 교수회는 이 문제를 두고 오랫동안 갈등을 빚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방침에 따라 본부가 직선제 폐지를 추진하자 교수회가 적극적으로 반대한 것이다. 교수회는 총장 직선제가 대학 자율의 상징성이 있고, 교과부가 폐지 여부를 간섭할 문제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본부 측은 직선제의 폐단이 많고, 교과부의 구조조정 압박을 피하기가 어렵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직선제를 고수했던 경북대는 최근 정부가 지원하는 교육역량강화 사업 선정에서 처음으로 탈락했다.

경북대의 양상은 실리와 명분이 충돌하는 내분이다. 하지만 총장직선제 폐지는 지원과 구조조정을 앞세워 교과부가 무리하게 강요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번을 기회로 교과부가 국공립대에 대해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대학 구성원이 이렇게 팽팽하게 맞서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

교수회 측은 확실하게 직선제 폐단을 막는 개선안을 내놓아야 한다. 또한 본부 측은 전북대의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북대는 총장직선제를 고수했지만, 다른 평가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교육역량강화 사업에 선정됐다. 다수 교수의 반대에도 폐지 강행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학내의 모든 구성원과 합심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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