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교사·학생이 함께 '섰다판'

입력 2012-06-14 11:22:55

수학여행지에서 교사가 학생들의 도박판에 가세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경북도교육청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경북 한 고교와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학생 50여 명을 인솔해 설악산 등으로 수학여행을 간 경북도내 한 고교 A(48) 교사는 수학여행 마지막 날 학생들의 숙소에서 학생 5명과 화투를 이용해 한 판에 수천원에서 수만원을 걸고 속칭 '섰다' 도박을 했다는 것. 이 같은 사실은 최근 함께 도박을 벌인 학생이 학부모에게 털어놓으면서 드러났다.

A교사는 "학생들의 생활지도차 야간순찰을 돌다 학생들이 화투놀이를 하는 것을 보고 학생들과 좀 더 친해보려는 의도로 함께 어울렸다"며 "단순한 오락수준으로 여겨 어울린 뒤 딴 돈을 다 돌려줬다. 하지만 당시 판단을 잘못한 점을 크게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학교장은 "학생들과 친밀도를 높이기 위한 행위라고 하지만 방법이 올바르지 못한 점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 지역민들께 부끄럽게 생각하며 사죄드린다"며 "도교육청 차원에서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는 만큼 마땅한 처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학부모는 "교사가 학교가 아닌 수학여행지에서 학생들과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오락 차원에서 어울린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사태가 확대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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