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로 가격 인하 효과 수입차 판매 20% 증가
수입차의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상승세가 무섭다.
경기 침체와 국산 신차 출시가 줄면서 국산차 판매 비중이 줄어든 반면 수입차는 한'EU FTA로 인한 관세 인하 효과를 바탕으로 가격 인하 카드까지 꺼내 들며 국내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국산차 판매량이 6% 이상 감소했지만 수입차는 20%가 넘는 거침없는 판매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국산차는 지난해에 비해 역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경차만이 유일하게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수입차, 지난해 대비 20% 신장세
올 들어 지난달까지 수입차는 5만1천661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나 판매량이 급신장한 것이다.
이 같은 신장세는 신차와 부분 변경 모델을 합해 50가지가 넘는 물량 공세가 바탕이 됐다. 수입차업계는 하반기에도 최소 32가지의 차를 출시할 계획이어서 지난해 출시 규모(70대)보다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수입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9.9%로 10만 대 돌파는 무난하다는 게 업계의 한목소리다.
심지어 현 추세라면 연말까지 연간 점유율 10%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자신감에는 가격 인하라는 무기가 버티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렉서스다. 렉서스는 지난달 신형 RX350을 기존 모델 대비 940만원 인하한 6천550만원에 출시했다. 크라이슬러도 이달 초 2천만원대 후반의 지프 브랜드 모델을 내놨다. 크라이슬러의 2천만원대 모델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EU FTA 효과까지
여기에 유럽 차들은 한'EU FTA 효과로 관세 인하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관세가 5.6%에서 3.2%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BMW 코리아는 이달부터 7시리즈와 5시리즈 GT 등 일부 차종에 관세 인하분을 미리 적용했다. 1억2천200만원짜리 BMW 730d는 170만원(1.4%), 1억4천630만원짜리 740Li는 200만원(1.4%) 할인해주고 있다. 다음 달부터는 전 차종 가격을 평균 1.4%가량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우디코리아도 최근 출시한 '뉴 아우디 A5' 쿠페와 '카브리올레'의 가격을 내렸다. 뉴 아우디 A5는 6천470만원, 뉴 아우디 A5 카브리올레는 7천380만원에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도 평균 1.4% 가격을 인하했다. 주력 차종인 'E200 CGI 블루이피시언시'는 5천850만원에서 5천770만원으로 80만원(1.4%), 'C200 CGI 블루이피시언시'는 4천680만원에서 60만원(1.3%) 내린 4천620만원에 판매한다.
◆국산차, 경차 덕분에 산다
기아차 K9, 현대차 싼타페, 쌍용차 렉스턴W 등 손에 꼽을 정도로 신차 출시에 미진했던 국내 업체들은 하반기에도 이렇다 할 신차 소식이 없다. 포르테 후속차량인 기아차의 K3만 명함을 준비하고 있다. 부분 변경 모델도 기아차 K7과 쏘렌토R, 르노삼성차의 SM3와 SM5가 대기 중일 뿐이다.
위안을 삼을 곳은 경차밖에 없다. 국산차는 전체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경차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경차는 8만8천863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3천 대(17.7% 증가) 늘어난 판매량이다. 이 기간 국산차의 총 판매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4% 줄어든 것에 비하면 대조적인 판매 양상이다.
경차의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은 전체 자동차 판매대수 중 경차 비중에서 도드라진다. 5월까지 총 56만7천 대가 팔린 가운데 9만대에 가까운 차량이 경차였다. 7대 중 1대(15.6%)가 경차였던 셈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총 60만 대가 팔린 전체 국산차 중 경차는 7만5천 대 수준(12.4%)이었다.
경차의 선전은 효자 모델들의 쇠락을 의미한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현대차의 경우 아반떼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5% 줄어들었다. 수입차업계와 직접적인 대결을 펼치고 있는 대형차는 말하나마나다. 지난해 매달 1만 대씩 팔렸던 그랜저가 -22.2%, 제네시스가 -26%, 에쿠스도 -16.8%로 모두 판매량이 줄었다. 기아차의 지난해 대비 역신장은 더 크다. 단종을 앞둔 포르테가 -48.6%, 그랜저급 세단인 K7 역시 -44.4%의 역신장세를 보였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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