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렉스 영화관 10분 넘게 사전 광고 '짜증'
6일 오후 2시 50분쯤 대구 중구 사일동 CGV 대구 12관. 들뜬 마음으로 영화가 시작되기를 기다린 지 5분쯤 지나자 광고가 시작됐다. 그러나 영화표에 적힌 영화 시작 시각인 오후 3시가 됐지만 스크린에는 여전히 광고만 나왔고, 관람객들 사이에서 "영화 언제 시작하느냐"는 짜증 섞인 원성이 터져 나왔다. 결국 영화는 사전 광고 29개가 이어진 뒤 상영 시간보다 11분이나 늦게 시작됐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영화 상영 전 30개 안팎의 광고를 잇달아 내보내는 바람에 영화관을 찾은 관람객들로부터 "영화 보며 스트레스 풀러 왔다가 오히려 스트레스 더 쌓인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이들은 가족이나 연인, 친구끼리 휴일을 즐겁게 보내기 위해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찾았다가 기분만 상해 돌아간다는 것.
같은 날 오후 1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2가 롯데시네마 동성로점에서 영화를 보고 나온 이승환(27'동구 신천동), 국혜진(24'여'수성구 황금동) 씨는 "영화 시작 전 총 30개의 광고가 나왔다"면서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광고가 많아 짜증 났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정여원(22'여'대구 달서구 상인동) 씨는 "광고 보면서 영화를 기다리려니 너무 지루해서 아예 영화티켓에 적힌 방영 시간보다 10분 늦게 극장에 들어간다"고 했다.
무더기 광고뿐 아니라 멀티플렉스 매점에서 판매하는 비싼 팝콘과 음료수도 '멀티플렉스 스트레스'를 부추기고 있다. 대부분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은 팝콘과 콜라 2잔으로 구성된 기본 '콤보' 메뉴를 8천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이는 편의점에 비해 1천400원 정도 비싼 가격이란 것.
박소현(15'여'수성구 수성동) 양은 "팝콘의 양과 질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했고, 정우상(24'달서구 상인동) 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먹기 위해 8천원 짜리 메뉴를 사면 영화가 끝날 때까지 다 먹지도 못한다. 양을 줄이고 가격을 낮춘 다양한 메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영화관 광고 상영시간을 규제할 수 없는 조항은 없는 실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영상콘텐츠산업과 관계자는 "인터넷, 전화 등 온'오프라인에서 광고 상영시간에 대한 민원이 많지만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영화관의 광고 상영시간에 대한 규제 조항은 없는 상태"라며 "현재로선 영화 상영 시작 시간을 준수하도록 권고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멀티플렉스 한 관계자는 "본사 방침에 따라 광고 상영과 '콤보' 메뉴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에 영화관 자체에서 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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