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불교 성지로 고속道가 지나가서야…

입력 2012-06-12 10:28:52

구미 도개 '초전지공원' 위 상주-영천 고속도 공사중

정부가 3대문화권사업으로 구미시 도개면에 추진 중인 '신라불교문화초전지공원' 부지 위로 고속도로 노선이 계획돼 있어 불교계 및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2008년 3대문화권사업으로 신라에 불교가 처음 전파된 도개면에 신라불교문화초전지공원사업을 확정하고 2012년부터 2014년까지 229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3만㎡ 부지에 불교문화역사관, 체험관, 아도화상 길 재현 등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2008년 7월부터 총 예산 1조3천986억원을 들여 2017년 6월 완공 목표로 신라불교문화초전지공원 예정부지 위 노선을 포함한 상주~영천간 고속도로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불교계와 주민 등은 ▷불교역사문화가치 훼손 ▷관광자원화 걸림돌 등 이유를 들어 고속도로 노선의 변경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및 원로의원과 아도모례원 주지, 아도모례원 성역화불사추진위원장, 백용성조사(白龍城祖師) 유훈실현후원회, 주민 등은 최근 청와대를 비롯해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김태환 국회의원, 김석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 등에 '상주∼영천간 고속도로 노선 변경 청원서'를 보냈다.

불교계는 "신라불교문화초전지공원사업 부지는 3'1 기미독립선언 민족대표 백용성조사의 오도성지(悟道聖地)로 불교기념관과 관리사 등 성역화사업을 진행 중인 곳"이라며 "이 부지 위로 교각을 설치해 고속도로를 내면 불교역사문화의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며 노선 변경을 촉구했다.

신라불교초전지는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등 고대 역사서에 신라불교가 처음 전파된 '초전지 마을'로 기록돼 있다. 고대역사서에 따르면 신라 북부지역 제일 부호인 모례장자(毛禮長者) 집에 고구려 아도화상(阿道和尙)이 와서 불교를 전파한 곳으로, 우물인 모례정과 모례의 집터 등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신영근 아도모례원 성역화불사 추진위원장은 "고대 불교 역사의 현장을 전승보전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돼 관광자원으로도 가치가 높은 곳에 고속도로가 지나가면 관람은 물론 수행에도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반드시 노선변경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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