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전국 1천여 곳의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의무휴업을 한 가운데 서문시장 등 대형시장은 다양한 할인 행사와 이벤트로 소비자들이 북적인 반면 중소형시장은 여전히 썰렁했다. 지난 4월부터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시행되고 있지만 중소형시장은 혜택을 거의 보지 못하고 있다.
◆전통시장 '부익부 빈익빈'=10일 오후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4지구와 동산상가 안팎은 쇼핑객들로 북적였다. 김길영(43'여'대구 수성구 황금동) 씨는 "대형마트가 휴업하고 전통시장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는 뉴스를 보고 시장에 나왔다"며 "평소보다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동산상가에서 남성복 매장을 운영하는 김현쾌(52'대구 달서구 상인동) 씨는 "휴무일 날짜가 바뀌어서 손님이 줄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예상보다 더 많은 고객이 찾아왔다"고 웃었다.
반면 중소시장은 한산했다. 이날 오후 동구 방촌종합시장. 입구에는 '노마진 세일'이라고 적은 홍보 문구가 곳곳에 붙어 있었다. 시장 입구 10개 정도의 상가에는 지나가는 손님이 손꼽을 정도였고 아예 문을 닫은 점포도 있었다.
과일을 파는 김모(53) 씨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라고 특별히 사람이 더 많이 오는 것은 아니다"며 "이미 두 번씩 특가행사를 했지만 효과가 없어 이번에는 하지 않았다"고 했다.
방촌종합시장은 이날 점포마다 개별적으로 세일을 하는 것 말고는 할인 행사를 하지 않았다. 대형마트의 휴업일에 의욕적으로 할인행사를 했지만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구 봉덕시장은 이날 무, 배추 등 8가지 농산물을 경매가에 판매하고 노래자랑과 트로트가수 공연 이벤트를 열었다. 행사 매장 주변은 배추 등 농산물을 싸게 사려는 소비자들이 꽤 북적거렸지만 행사장 이외 다른 가게들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뜸했다.
◆대형마트의 '꼼수'=중소형시장 상인들은 대형마트 휴업에도 매출에 변화가 없는 것은 대형마트의 '꼼수'도 한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대형마트가 의무휴업일 하루 전인 토요일에 물건을 사면 포인트를 몇 배 더 적립해주고 특가행사 며칠 전부터 문자로 이를 알리는 마케팅을 하고 있다는 것.
실제 방촌시장 인근 대형마트의 경우 휴업 전 토요일 쇼핑 시 평소보다 포인트를 5배 더 적립해주고 있다. 동구 효목동 동구시장에서 건어물을 파는 김미화(56) 씨는 "대형마트가 의무휴업일 전에 온갖 이벤트를 하니 도저히 당해낼 재간이 없다"고 털어놨다.
대형마트가 휴업하면서 일부 중소형마트는 혜택을 보고 있다. 중소형마트들은 대형마트 휴업일에 틈새를 공략하기 위해 특가행사를 열면서 손님들을 그러모으고 있다.
한 중소형마트 점원은 "지난번 대형마트 휴업일에 특가행사를 벌여 평소보다 매출이 1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방촌시장에서 건어물을 파는 박동식(57) 씨는 "대형마트가 영업을 하지 않더라도 중소형마트가 할인행사를 확대하면서 대형마트에 못 가는 일부 소비자를 흡수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방촌시장 상인회 이충길 회장은 "일요일에는 나들이 가는 사람이 많아 어차피 손님이 많지 않다"며 "차라리 대형마트 휴업일을 평일로 바꾸는 것이 전통시장 활성화에 더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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