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콜롬비아 빈민촌, 절망을 이겨내는 '희망의 카니발'

입력 2012-06-11 07:52:17

EBS '다큐 프라임' 11일 오후 9시 50분

EBS '다큐 프라임-EBS-RCN 국제공동제작 치유의 축제, 바랑키야 카니발'편이 11일 오후 9시 50분 방송된다. EBS와 콜롬비아 RCN TV가 공동제작한 작품이다.

콜롬비아의 제1 항구도시인 바랑키야에서는 해마다 2월이면,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에 이어 남미에서 두 번째로 성대한 축제가 열린다. 카니발은 유럽 가톨릭의 전통으로, 사순절 직전 신도들이 금식 기간에 들어서기에 앞서 마지막으로 먹고 마시며 즐겼던 것에서 유래했다. 이것이 남미에 와서 유럽인과 아프리카인, 인디오 모두의 축제로 자리 잡았고, 고향을 떠나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고통을 치유해주는 축제가 된 것이다.

특히 콜롬비아는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정부군과 반군 간의 계속된 내전으로 매년 3천500여 명이 사망했으며 자국 내 난민만 300만 명에 달한다. 무차별 테러와 폭력을 피해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난민들은 빈민촌으로 옮겨와 마약과 각종 범죄, 가난 속에서 사회의 그림자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빈민촌 말람보에서도 카니발은 열린다. 전문무용수인 도리스와 카렌 모녀는 게릴라들의 소년병 징집을 피해 19년 전 바랑키야 근교 빈민촌인 말람보로 왔다. 절망에 빠진 이들 모녀를 건져 준 것은 바로 춤. 춤추는 순간만이 위로이며, 세상의 인정도 얻은 것 같은 기분이다. 그래서 도리스와 카렌은 말람보 아이들에게 춤을 가르쳐 카니발에 참가하기로 한다. 의상비며 교통비를 마련할 길도 없지만 그렇다고 카니발을 포기할 수도 없다. 말람보의 난민 아이들을 사회 속으로 끌어들이고, 자존감을 높여줄 수 있는 경험은 카니발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도리스는 아이들을 생각할 때 카니발을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바로 "희망"이라고 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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