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석기·김재연 의원직에 미련 버려라

입력 2012-06-09 08:00:00

부정 경선 파문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이 지난 6일 서울시당 당기위원회의 '당원 제명' 결정에 수용 불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재심 신청을 비롯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발언에서 의원직에 대한 미련이 그대로 묻어난다. 여기서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 소양도 없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판단력조차 마비된 '가짜 진보'의 실체를 또다시 확인하게 된다.

두 사람은 도덕적, 법적 양면으로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 부정 경선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다. 민주주의를 파괴한 사람이 민주주의를 지키고 가꿔가야 할 국민의 대표가 될 수는 없는 일이다. 도덕적으로 이미 그들은 '금치산' 선고를 받은 것이다. 법적으로도 자격 상실이다. 이 의원은 제명 결정에 "계엄하의 군사재판도 이렇게 졸속으로 처리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어림없는 소리다. 서울중앙지법은 구 당권파가 제출한 중앙위 안건 결의 효력 정지를 비롯한 2개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비례대표 총사퇴라는 중앙위 결정이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는 분명해졌다. 바로 의원직 자진 사퇴다. 중앙당기위 재심 신청이나 헌법재판소 제소 등 '구제 절차'가 남아있지만 구제의 이유나 명분은 이미 사라졌다. 더구나 중앙당기위에서 최종적으로 제명이 결정돼도 무소속 의원으로 남아있을 수 있겠지만 이들의 정상적인 의정 활동은 힘들게 됐다. 국회의원의 힘은 국민이 부여한 국민의 대표로서의 정당성과 권위에서 나온다. 이들처럼 부정한 방법으로 단 의원배지에 어떻게 정당성과 권위가 부여되겠는가.

이들의 자신 사퇴는 진보를 되살리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지금 진보 진영은 도덕성과 종북 문제가 맞물려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 난관을 슬기롭게 넘지 않으면 진보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그 해결의 고리를 바로 이석기'김재연 의원이 쥐고 있다. 그들이 사퇴하면 진보 진영의 민주주의 소양 부족에 대한 국민의 의혹은 해소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진보에서 종북주의는 쓸어내야 한다는 절대다수 국민의 뜻에도 부응하는 길이기도 하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제명 결정이 "진보의 이름으로 행해진 자기 부정"이라고 했다. 자가당착이요 뻔뻔스런 책임 전가다. 진보의 탈을 쓰고 진보의 가치를 뒤엎은 장본인은 바로 이석기'김재연 두 사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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