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 EBS 일요시네마 '사랑의 기적' 10일 오후 2시 30분

입력 2012-06-09 08:00:00

의학 연구만 하던 닥터 세이어(로빈 윌리엄스 분)가 배인브리지 병원에 부임한다. 그곳은 만성질환자들을 위한 병원으로, 닥터 세이어가 할 일은 환자들을 진료하는 것이 아니라 파킨슨병 환자나 식물인간처럼 아무런 말이나 거동조차 불가능한 기면성 환자들을 비롯해서 병명조차 모르는 환자들의 맥박과 체온을 재고 진단만 내리면 되는 단순한 것이었다. 환자가 아닌 지렁이만 연구했던 세이어에겐 다행스런 일이었지만 인간관계가 서툰 그에겐 오히려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세이어는 기면증 환자들에게 반사신경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동료 의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닥터 세이어는 이 환자들을 깨우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한다. 그리고 새로 개발된 '엘도파'라는 파킨슨병 치료제를 기면증 환자들에게 투여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모든 환자들에게 투여하진 못하고 레너드(로버트 드니로)라는 환자에게만 하게 된다. 처음엔 아무런 반응이 없었지만 점차 투여량을 늘려가던 중 레너드는 기적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게 된다.

11살 무렵, 레너드는 손이 떨리는 증상으로 시작되어 점차 세상과 멀어지다가 결국 영혼은 죽어 있고 육신만 살아있는 기면증 환자가 되어 병원에서 중년의 나이를 맞는다.기적처럼 일어나 부임해온 닥터 세이어는 그에게 고가의 신약을 처방하고 얼마 뒤 레너드는 기적처럼 자리에서 일어선다. 하지만 삶의 환희를 맛본 것도 잠시, 어린 소년에서 갑자기 중년이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에 큰 혼란을 겪는다. 죽어 있던 영혼은 부활했지만 달라져버린 자신의 모습과 달라진 세상만큼이나 그를 더욱 옥죄는 것은 평생 자신을 돌봐주던 병원의 쇠창살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레너드의 심리적인 변화에 닥터 세이어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은 미처 손을 쓰지 못한다. 인간관계는 서툴지만 누구보다 인간에게 관심을 가지고 따뜻한 마음으로 주의 깊게 눈여겨보는 의사와 30여 년간 잠들어 있다 깨어난 기면증 환자의 가슴 뭉클한 우정과 인간애를 그린 작품이다.

'올리버 삭스'란 의사의 논픽션을 영화로 옮긴 작품으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로버트 드니로)을 비롯한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던 작품이다. 닥터 세이어 역의 로빈 윌리엄스가 환자들의 작은 변화라도 놓칠세라 환자 한 명 한 명을 주의 깊게 살피는 섬세한 연기를 선보였다면, 레너드 역할의 로버트 드니로는 실제 기면증 환자를 방불케 하는 열연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러닝타임 1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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