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 문화공간'사업…정부, 조단위 예산 투입 지역 선점 목소리
'대구 중구 북성로 공구골목(1907년)'인교동 삼성상회(1938년) 터, 구미국가산업단지(1969년), 포항제철소(1973년)….'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진 대구경북 '산업 유산'을 글로벌 역사'문화 공간으로 재창출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앙 정부가 산업기술과 문화공간의 융합을 내건 조 단위 국가 사업에 나서면서 지자체 유치 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와 구미'포항 등 주변 산업도시를 연계'특화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자는 것이다.
◆'산업기술 문화공간'이란=1986년 문을 연 프랑스 파리 '라빌레트 과학산업박물관'은 '산업기술'과 '문화'예술'의 융합 공간이다. 첨단 산업기술 패러다임과 음악, 미술, 공연을 동시에 보고 즐길 수 있는 미래지향적 전시 구성으로 연간 800만 명의 방문객을 그러모으고 있다.
스페인 제3의 도시 발렌시아에는 '예술과 과학도시'(CAC)라 불리는 복합문화공간이 있다. 2000년 개관 이후 연간 2억 유로 이상의 천문학적 관광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이 같은 해외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해 '산업기술 문화공간'(가칭) 건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 KIAT 주최로 열린 기본방안 설명회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산업기술 문화공간은 세계 최대 규모(10만㎡)로, 최소 1조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된다. 전시, 교육·연구·생산, 문화 등의 복합 시설이 들어서며, 사업기간은 2015~2020년 6년 간, 연간 방문객은 300만 명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구테크노파크 김요한 산업정책팀장은 "산업기술 문화공간은 사람, 기업, 자본을 끌어오는 새로운 도시형 창조 산업"이라며 "신산업 육성과 기업유치뿐 아니라 교육·문화·관광 분야에 걸쳐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기술 문화공간을 대구경북으로…=지난해 말 KIAT 설명회 이후 산업기술 문화공간 건립 사업을 둘러싼 지자체 유치전도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은 미8군 이전 부지(용산)를 후보지로 선정했고, 울산은 지난 2월 범시민 유치 운동본부를 발족했다.
대구경북 유치 목소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09년 11월 대구테크노파크는 '산업기술 테마파크 조성 기본 구상'이라는 사업을 기획해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했고, 지난해 말에는 대구경북연구원이 제시한 경북도청 후적지 사업의 하나로 다시 등장했다.
경북 구미에서는 지난 4'11 총선 후보들이 산업기술 문화공간 유치를 주요 공약으로 내걸면서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대구경북은 대한민국 '산업기술'의 역사와 문화 중심지라는 점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1938년 설립된 대구 중구 인교동 삼성상회는 삼성그룹의 모태다. 1973년 포항제철소 제1고로에서는 우리나라 산업 근대화를 이끈 첫 쇳물이 쏟아졌고, 1969년 조성된 구미국가산업단지는 설립 30주년을 맞은 1999년 전국 단일공단 최초로 수출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대구시는 "지자체 공모 등 정부 사업 추진 일정은 다음 정권에서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열악한 대구시 재정 형편을 고려할 때 국비-지방비 매칭펀드 방식보다 삼성그룹, 포스코 등 대구경북을 모태로 하고 있는 대기업 참여를 우선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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