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문물국이 5일 만리장성의 길이가 기존의 두 배 이상인 2만1천196.18㎞라고 발표했다. 서쪽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옛 고구려와 발해 지역인 동북쪽의 지린성과 헤이룽장성 지역의 성까지 만리장성으로 규정한 것이다. 중국은 2009년에도 정설로 여겨졌던 범위를 벗어나 옛 고구려 성인 랴오닝성 단둥의 박작성을 만리장성에 포함한 적이 있다.
만리장성은 진나라가 흉노족의 침입을 막으려고 축조한 성으로 명나라 때 몽골의 침입을 우려해 확장됐다. 중국의 한족이 북방 민족을 경계해 쌓은 성으로 과거의 역사적 영토 경계를 고려할 때 정설로 돼 있는 동쪽의 허베이성 산하이관에서 서쪽의 간쑤성 자위관에 이르는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 그런데도 중국은 축조한 주체와 시기가 다른 각지의 여러 성곽을 묶어 만리장성의 의미를 모호하게 만들면서 무리하게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이러한 움직임은 국가 통합을 위해 역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용납될 수 없다. 중국 정부는 이전부터 '동북공정'을 통해 동북아의 고대사를 왜곡해 왔으며 이번에 보듯 역사 왜곡을 확대하고 있다. 문명화된 시대에 한 나라의 정부가 공공연히 역사를 왜곡하는 데 대해 국가 통합이 흔들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엿보면서도 그 뻔뻔스러움에 입을 다물지 못할 지경이다.
우리 정부는 중국의 역사 왜곡에 대응해 동북아역사재단을 통해 학술적 반박을 가하면서 여러 차례 시정 요구를 해왔다. 중국이 우리 측 요구를 받아들여 바로잡은 부분도 있지만, 역사 왜곡을 그칠 기세가 아니다. 중국의 역사 왜곡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관련되는 만큼 정부는 중국의 연구 결과물이라는 것들을 철저히 검토해 학술적'외교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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