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상중 복수담임제…가족분위기로 바뀐 운영
"우리 학급에는 아빠쌤'엄마쌤이 있어요."
올해부터 두 명의 담임교사를 한 반에 두는 '복수담임제'가 초'중학교에 전면 도입된 가운데 대구 경상중학교가 엄마 담임'아빠 담임으로 역할을 나눠 학생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복수담임제는 '왕따'나 학교 부적응 등에 대처하기 위해 두 명의 담임을 한 반에 둬 교사들의 행정 업무 부담을 줄여주고 학생 상담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대구에서는 현재 전체 초교 216개교 가운데 198개교, 중학교는 123개교 중 108개교가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경상중은 이번 학기부터 '엄마 담임'과 '아빠 담임' 등 2명의 담임교사가 한 반을 꾸려가고 있다. 2학년 전체 5개 반에서 복수담임제를 시행 중인데 이 중 3개 반은 여교사끼리, 2개 반은 남녀 교사가 각각 엄마, 아빠 담임을 맡고 있다.
학교 측은 "복수담임제를 운영 중인 여느 학교에선 '정담임'부담임' 또는 'A'B담임'으로 부르지만 우리 학교에선 학생들과의 친밀감을 높이자는 취지로 엄마 담임'아빠 담임으로 역할을 나누기로 했다"고 말했다.
두 담임의 역할은 복수담임제 취지에 맞게 구분돼 있다. 정담임에 해당하는 아빠 담임이 주로 공문 처리나 조례'종례 진행, 생활기록부 정리 등을 맡고, 부담임 격인 엄마 담임은 학생들의 고민거리를 들어주고 토닥여주는 엄마의 역할을 한다.
한 가정을 이끌어가는 부부처럼 두 교사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교실의 크고 작은 일들을 의논해 처리한다. 특히 학생 상담은 1교시 시작 전 자율학습 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이뤄지는데 평소 눈여겨본 학생들 위주로 상담이 진행된다.
이 학교 2학년 4반의 아빠 담임인 강지석 교사는 "처음에는 선생님을 어려워하던 학생들이 엄마쌤, 아빠쌤이라고 부르거나 아예 엄마, 아빠라고 부르면서 정을 내니까 교사들도 더 친근감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 반의 엄마 담임인 이윤혜 교사도 "올해 스승의 날 '엄마 사랑해요, 딸 ○○이가'라고 시작하는 아이들의 편지를 받고 정말 엄마가 된 양 가슴이 뭉클했다"며 "교사로서의 보람을 새삼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반의 전혜수 양은 "엄마쌤과 편하게 얘기할 수 있고 마음에 담아둔 고민도 털어놓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특히 이 학교는 엄마'아빠 담임제를 시행한 이후 토요 스포츠데이 때마다 한 반의 두 담임이 모두 출근해 학생들과 피구시합을 하는 등 단란한 가정 같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경상중 김영도 교장은 "단지 이름만 바꿨을 뿐이지만 교사와 학생들 간에 큰 정서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복수담임제를 잘 정착시킨 사례로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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