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시대로 불리는 20세기 과학 기술 문명의 근간에는 반도체 혁명과 함께 정보의 처리, 저장, 제어, 전송 기술 등과 같은 IT (Information Technology) 기술의 발전이 있었다. 이와 같은 과학 기술의 발전은 자연 현상을 이해하고 응용하는 실용주의적 기초과학 정신이 바탕에 깔려 있었던 덕분이다.
크게 반도체 기술과 더불어 저장, 제어 장치기술로 대변되는 기존의 IT 기술은 독립적인 단일 물성과 현상을 보이는 반도체, 자성체, 유전체 등 단일 기능성 물질을 이용한 소자 제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전하' 기반의 전기적 현상이나 '스핀' 기반의 자기적 현상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이다.
20세기의 단일 기능성 물질을 이용한 소자 제작 기술은 21세기에 접어들면서 한 단계 진보하고 있다. NT(Nanotechnology)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보다 작게'라는 '탑다운' 방식의 지속가능 기술(sustainable technology) 개발을 추구하면서 최근 10년간 IT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이 이뤄졌다. 그 결과 IT 소자에 있어 회로 선폭 두께와 자기 저장 단위 매체의 크기는 수십 나노미터에 다다르게 됐다. 수년 내에 기존의 단일 기능성 물질을 이용한 IT 기술의 근본적인 한계인 ㎚ 이하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따라서, 기존 IT 기술의 근본적 한계를 극복하고 더 나아가 BT(Biotechnology), EET(Energy & Environment Technology), GT(Green Technology) 기술의 발전에 기여해 인류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개념의 신물질 개발 ▷이들 물질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물성 탐구와 원리 규명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소자기술 개발을 통한 새로운 경쟁의 축을 창조하는 와해성 기술(disruptive technology) 창출이 필요하다.
방사광 가속기는 강한 빛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거대 과학 연구 시설이다. 여기서 제공되는 양질의, 다양한 종류의 빛은 물리, 화학, 생명과학, 재료과학, 의학, 환경, 공학 등 거의 모든 현대 과학 기술 연구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1970년대 중반 이후 미국, 유럽, 일본 등 과학 기술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방사광 가속기를 경쟁적으로 건설해왔다. 국내에서도 1990년대 초 포항 방사광 가속기가 건설돼 국내 과학 기술 연구 발전에 큰 공헌을 해오고 있다.
이번 강연에서는 방사광 가속기의 구조와 역사를 비롯해 방사광 가속기를 이용한 연구 사례를 간략하게 소개한다. 또 IT(정보 기술), BT(생명과학기술), GT(그린에너지기술) 등 미래 과학 기술 발전에 필요한 신물질 개발과 관련해 포스텍 물리학과 박재훈 교수 연구단의 주 연구 대상인 상호결합 복합기능성 신물질과 미래 첨단 기술에의 파급 효과를 살펴볼 예정이다.
박 교수 연구단은 2009년부터 교육과학기술부의 창의연구단(NCRI) 사업으로 '상호결합 복합기능성 물질 연구단'을 발족해 물질이 갖는 스핀-전하-궤도-격자 등 물리 양들의 상호 결합으로 인해 나타나는 새로운 복합 물성과 복합 기능성 신물질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형태, 구조, 기능을 갖는 신물질 및 시스템 개발과 물성에 대한 원리, 특성 규명 연구를 함께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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