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레이더] 의원회관은 '개점휴업' 중/ 국회 내 주차장 확보전쟁

입력 2012-06-02 09:15:24

방을 비웠다는 한 의원실의 모습. 문서 등이 널브러져 있는 난장판이다.
방을 비웠다는 한 의원실의 모습. 문서 등이 널브러져 있는 난장판이다.

○…의원회관은 '개점휴업' 중

19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면서 대부분의 의원실이 문을 열었지만 정작 업무는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 이번 국회에 '초대'를 받지 못한 일부 전 의원들이 18대 국회 임기 마지막 날(5월 29일)까지 짐을 빼지 않거나 각종 서류와 책 등을 그대로 둔 채 떠났기 때문. 한 초선 의원은 "방을 뺐다고 해서 이사 준비를 위해 갔더니 짐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 내부에 들어가기조차 어려웠다. 이사는 고사하고 짐 치우는 데만 하루가 걸렸다"고 볼멘소리. 특히 의원회관 구관에 배정받은 대부분의 의원실에는 임기 시작 후 며칠이 지났지만 인터넷, 팩스 등 집기가 설치되지 않아 업무에 지장이 많다고.

방을 비웠다는 한 의원실의 모습. 문서 등이 널브러져 있는 난장판이다.

○…"같은 재선인데…"

의원회관 내 사무실 배정을 두고 의원들 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여전. 주된 이유는 조망권 때문이란 후문. 제2의원회관의 꼭대기인 10층에 둥지를 튼 A의원실의 경우 이웃한 B의원실을 곱잖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고. 둘 다 재선이지만 복도 끝방을 얻은 B의원실이 탁월한 전망을 자랑하는 데 비해 A의원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 이를 두고 A의원이 보궐선거로 입문한 이른바 '1.5선'으로 같은 재선급이 아니라는 해석도 등장. B의원실은 "원래 이 방을 1지망해서 받은 것"이라며 "1지망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나오는 질투가 아니겠느냐"며 느긋한 표정.

○…보좌관을 보면 의정활동이 보인다?

19대 국회 개원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지역 의원들의 보좌진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수군수군. 공무원 출신 한 초선 의원의 경우 부처 공무원을 '믿을 맨'으로 영입하기 위해 사표를 쓰게 했다는 전언. 또 정치에는 '까막눈'인 자영업자 출신도 선거를 도와줬다는 인연으로 보좌관에 채용돼 다들 고개를 갸우뚱. 아울러 지역 출신 보좌진이 한 명도 없는 의원실도 있고, 소속 상임위원회가 정해지지도 않았는데도 해당 분야 전문가를 채용하겠다며 공석으로 남겨둔 의원실도 있다는 것. 한 고참 보좌관은 "수십 차례 보좌진을 바꾼 모 의원이 그런 소문으로 낙천한 전례도 있다"며 "사람을 잘 골라야 한다는 이야기를 귀담아들어야 할 것"이라고 쓴소리.

○…국회 내 주차장 확보전쟁

국회 구성원들 간 내부 주차공간 확보 전쟁이 치열. 지난달 말 국회의원회관 신관이 완공되면서 지하에 1천95대를 소화할 수 있는 주차공간이 새롭게 확보된 덕분. 국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공간을 두고 국회 출입 언론사, 정부 부처, 국회사무처(용역업체), 관광버스업계 등이 다투고 있는 형편. 그동안 국회는 국회 바깥, 한강 둔치에 마련된 외부주차장 이용을 유도해왔는데 한꺼번에 주차공간이 늘어나는 바람에 예상 못 했던 중재에도 골머리를 앓아야 할 판.

○…정부부처 국회연락관 행보가 상임위 배정의 가늠자(?)

'교육과학기술부 국회연락관 방문은 OK, 농림수산식품부 국회연락관 방문은 NO'. 19대 국회에서 활동하고 싶은 상임위원회로 교육과학기술위원회를 희망한 지역 국회의원 사무실의 농담 섞인 반응. 전제는 '중앙정부 각 부처에서 요로를 통해 상임위원회 배정 정보를 중앙당으로부터 미리 확보한 뒤 자신들을 소관 부처로 하는 상임위 소속 의원실을 미리 찾아가 선린우호관계를 구축한다'는 시나리오. 하지만 정부 각 부처는 아직까지 상임위원회 배정 결과를 알지 못해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촌평과 함께 얼마나 염원이 간절하면 조그마한 '징조'까지 피하려 하겠느냐는 동정론이 함께 일고 있다고.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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