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회 공연 30만명 울고 웃긴 '염쟁이' 유순웅씨

입력 2012-06-01 07:09:31

1인극 '염쟁이 유씨' 8년 스테디 인기 비결

염쟁이 유씨(氏)를 8년 동안 공연하면서 연극인이 아닌 염쟁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는 배우 유순웅 씨.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염쟁이 유씨(氏)를 8년 동안 공연하면서 연극인이 아닌 염쟁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는 배우 유순웅 씨.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누적 공연 1천700여 회, 관람객 30만 명 돌파. 2004년 초연 이래 국내 연극의 손꼽히는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염쟁이 유씨(氏)'의 실적이다. 이 작품은 배우 유순웅(49)의, 유순웅에 의한, 유순웅을 위한 연극이기도 하다.

연극 인생 30년의 유씨는 지난 2003년쯤 아는 작가와 공동으로 이 작품을 기획했다. 오랫동안 연기를 하다 보니 다소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아 연극 공부도 새로 할 겸 1인극을 준비한 것. 2004년 고향인 충북 청주에서 초연한 이래 관객들 반응이 뜻밖에 좋았다. 전국의 각종 연극제와 지역축제 등에 참가하면서 입소문을 탔고 2006년 서울국립극장의 '배우열전'을 통해 서울 대학로에도 진출해 '전국구' 작품이 됐다.

"8년 정도 꾸준한 사랑을 받는 것은 결국 공감이라고 생각해요. 일반적으로 공연에서 사랑이 가장 많이 다뤄지는 주제인데 그에 못지않게 죽음 또한 누구나 한 번쯤 공감할 수 있는 주제죠. 어둡고 무거운 죽음을 이야기하되 즐겁게 풀어낸 것이 인기 비결인 것 같아요." 유 씨는 죽음은 '동전의 양면'이라고 했다. 죽음은 또 하나의 삶이고 사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결국 죽음이라는 것. 이 작품 또한 주제는 죽음이지만 시종일관 사람 사는 이야기로 풀고 있다고 했다.

유 씨는 이 작품을 8년간 공연하면서 주위로부터 연극인이라기보다 염쟁이로 통한다고 푸념 아닌 푸념을 했다. "상갓집에 가도 '염하러 왔나'라고 농담을 할 정도예요. 배우로서 캐릭터가 굳어져 별명이 된다는 것은 영광이죠. 가뜩이나 1인극이라는 것이 배우라면 누구나 하고 싶어하지만 쉽게 할 수 없는 형식이죠. 그렇다 보니 더 뿌듯해요."

하지만 혼자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작품이니만큼 체력적으로 많이 버겁다. 대학로에서 장기 공연할 때는 '이러다 죽겠구나'라는 생각마저 들었다는 것. 하지만 1천 회는 넘기자는 제작자의 권유에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제는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올가을쯤 2천 회를 돌파할 예정이에요. 영화로 친다면 1천만 관객을 넘어선 것과 같은 성과라고 생각해요. 가을쯤 이와 별도로 2인극 창작품에도 도전할 생각입니다."

1인극 '염쟁이 유씨'는 6월 17일까지 대구 봉산문화회관 스페이스라온홀에서 공연된다. 문의 1566-7897.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