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음식 이야기] (21) 기름 사용법

입력 2012-05-31 14:13:20

튀김'무침'볶음…조리법 따라 식용유 선택 달라야

대형마트나 전통시장의 식품 코너 진열대에 가면 식용유만 종류별로 한가득이다. 우리는 어떤 기름을 구입해야 할지 늘 고민한다. 여기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무침, 구이, 튀김, 볶음, 샐러드 등 음식의 조리법에 맞는 기름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선택 기준은 기름에 함유돼 있는 불포화지방산의 종류다.

불포화지방산은 단가 불포화지방산과 다가 불포화지방산으로 구분된다. 단가 불포화지방산은 올리브유, 땅콩기름, 카놀라유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다가 불포화지방산은 오메가3 지방산과 오메가6 지방산으로 나뉘는데, 오메가3 지방산은 참치나 고등어와 같은 등푸른 생선기름, 들깨기름, 아마인유에 많이 함유돼 있고, 오메가6 지방산은 옥수수기름, 면실유, 콩기름, 해바라기씨 기름 등에 많다. 불포화지방산의 특성은 포화지방산에 비해 열에 약하다는 것이다.

기름의 용도를 결정짓는 또 하나의 기준은 기름의 발연점이다. 기름에 열을 가했을 때 연기가 나면서 기름이 분해되기 시작하는 온도를 말한다. 발연점이 높을수록 열에 대해 안정적이다. 조리 시 열을 많이 가하는 경우에 사용해야 한다.

발연점이 낮은 기름부터 살펴보면 참기름은 발연점이 160℃, 들기름은 170℃, 엑스트라버진올리브유는 180℃, 퓨어 올리브유는 200℃, 일반 콩기름은 210℃, 정제포도씨유는 240℃, 카놀라유와 해바라기씨유는 250℃이다. 조리 시 얼마나 높은 열을 가하는지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그외 조리법에 따른 기름별 사용법을 살펴보자. 볶음요리에는 콩기름, 카놀라유, 들기름이 좋다. 튀김요리에는 콩기름, 포도씨유, 카놀라유, 해바라기씨유를 사용하면 된다. 드레싱요리에는 올리브유, 카놀라유, 해바리기씨유가 적당하다. 엑스트라버진올리브유는 튀김요리부터 무침요리까지 두루 쓸 수 있다.

발연점이 높은 포도씨유는 일반적으로 튀김요리에 사용하면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잘못된 상식이다. 포도씨유에는 열에 약한 오메가6 지방산인 리놀산이 많아 고열 조리에 적당하지 않다. 이러한 오해가 생긴 이유는 포도씨유는 대부분 화학적으로 추출하는데 추출 과정에서 화학용매제에 단련돼 발연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포도씨유로 튀김을 하면 쉽게 타고 튀김이 잘 안 되는 이유다. 따라서 단순히 발연점이 높다고해서 포도씨유를 튀김요리에 사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 오히려 올레인산이 들어 있어 비교적 열에 강한 올리브유가 튀김과 같은 고열 조리에 알맞다.

이쯤에서 계속 언급한 오메가3와 오메가6에 대해 좀 더 살펴보자. 이 둘은 우리 몸에서는 만들어지지 않고 풀과 고기 등에만 함유돼 있는 필수지방산이다. 오메가3는 신경 체계 형성에 관여하고 세포를 유연하게 만든다. 또 염증 반응을 진정시키고 지방세포의 형성을 제한하는 역할도 한다. 오메가3의 보고는 들기름이다.

오메가6는 지방의 축적, 세포의 경직, 혈액 응고, 외부 자극에 대한 염증 반응을 돕는다. 참기름에 많이 들어 있다. 둘은 우리 몸의 기능을 통제하기 위해 서로 끊임없이 균형을 이루려고 노력한다. 만약 오메가6가 부족하면 세포의 성장이 지연돼 빠른 성장을 필요로 하는 모발, 피부 세포에 문제가 생긴다. 오메가3가 부족하면 세포가 경직되고 염증이 쉽게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식습관상 오메가6를 오메가3보다 20~30배 이상 섭취하는 등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식용유에 대한 이해를 통해 오메가3와 오메가6의 섭취도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기름은 사용기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가족 인원 수에 맞춰 개봉 후 2개월 내에 전부 쓸 수 있는 용량의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사용 중에는 반드시 마개를 닫아둔다. 우리는 편의를 위해 식용유를 가스레인지 옆에 놓아두는 경우가 많다. 귀찮더라도 조리 전 후로 조금만 움직이자. 식용유는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들기름처럼 공기 중에 쉽게 산화되고 굳는 성질의 기름은 냉장고에 보관하자. 신아가 참(眞)자연음식연구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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