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통진당 구당권파와 결별"…'이석기'김재연' 사퇴 요구

입력 2012-05-31 10:24:07

민주통합당이 비례대표 경선 부정 의혹과 '종북 주사파' 논란에 휩싸인 통합진보당 구(舊) 당권파와의 결별을 공식 선언했다. 야권연대 파트너인 민주당도 논란의 당사자인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압박에 나선 것이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30일 이'김 의원에 대해 "민주적 절차에 따라 비례대표 경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법적으로 징계할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징계는 임기 시작 이후 일어난 일을 제소해 다룰 수 있지만, 이와 별개로 자격심사 항목에 해당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윤리특위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찬성을 얻는 절차를 거치려면 상당한 기일이 필요하므로 정치적으로 이들의 자진 사퇴를 요구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공식 입장으로 이'김 의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이 같은 결별 선언은 대선을 200일 앞둔 상황에서 현 상태의 통합진보당을 안고 가기엔 마이너스라는 판단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땅에 떨어진 진보정당의 도덕성과 함께 구 당권파의 종북 의혹이 확산되는 것만으로도 야권 전체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그간 통합진보당의 자정 능력과 책임 있는 조치를 기대하고 기다렸지만 이제 기다림의 시간은 끝났다"면서 "두 사람이 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이 통합진보당에도, 야권 연대를 유지하는 데도, 정권 교체를 이루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의 정치공세에 맞서 일찌감치 발을 빼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구 당권파와의 결별 의사를 분명히 함으로써 색깔론 공세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당내에서는 신'구 당권파를 구분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김'이 의원의 자진 사퇴 요구는 통합진보당이 신당권파 중심으로 서둘러 재편되기를 바라는 속내도 있다"고 말해 야권 연대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놓은 상태다.

통합진보당은 30일 민주당 박 위원장의 이'김 의원 자진 사퇴 공식 요구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신당권파는 "두 의원의 사퇴를 포함한 쇄신 작업을 지켜봐달라"고 주문했지만, 구 당권파는 "부실한 경선 과정 조사로 민주당이 오해하고 있는 것"이라며 신당권파 쪽으로 책임을 떠넘겼다.

신당권파 혁신비대위 이정미 대변인은 이날 "혁신비대위는 두 사람을 포함한 경쟁 비례대표 후보의 사퇴를 결의했다"며 "이들을 당기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쇄신의 길을 흔들림 없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구 당권파 당원비대위 김미희 대변인은 "당이 잘못된 진상보고서를 사실인 양 발표함에 따라 다른 당에서 오해를 하게 만들었다"면서 "두 의원이 색깔론까지 동원한 낙인찍기식 여론재판의 희생자로 드러난 마당에 이 같은 민주당 박 위원장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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