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비용으로 여성과 만남…주말엔 1,2시간 대기하기도
이성과의 즉석 만남 '부킹'이 일반 술집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27일 오후 9시 중구 삼덕동 로데오 거리 입구 A술집 앞. 술집 안에 들어서자 3.3~6.6㎡(1, 2평) 크기의 방 50여 개에 20대 남녀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술을 마시고 있었다.
방엔 부킹용 전화기가 설치돼 있었고 남성들은 마음에 드는 이성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방 번호를 확인했다. 방 번호를 확인한 남성들은 여성들에게 전화를 걸어 술을 같이 마실 것을 권유했다. 남성은 3만원 이상 주문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종업원 이모(21'여) 씨는 "주말에는 일정 시간이 초과되면 추가요금을 받는다"며 "10시가 넘어서면 사람들이 가게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린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술집을 찾은 최모(22'여) 씨는 "얼마 전 이 술집에서 남자를 만나 잠깐 사귀었는데 헤어지게 돼 다시 찾았다"며 "남자들이 술값을 내줘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찾는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로데오 거리의 B술집. A술집과는 달리 넓은 장소에 수십 개의 테이블이 있었다. 이른 시각이었지만 술집 안은 젊은 남녀로 가득차 있었다. 남성들은 마음에 드는 이성을 발견하면 종업원에게 만남을 부탁한다. 여성이 승낙을 하면 남성은 합석비 1만원을 지불한 뒤 함께 한 층 아래로 내려가 같이 술을 마실 수 있다. 하지만 남성이 전체 손님의 80%정도여서 여성에게 거절당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회사원 정모(28) 씨는 "오늘만 벌써 5번째 거절을 당했다. 그냥 합석을 포기하고 친구들끼리 술을 마시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덕소방소 옆 C술집. 술집 안은 어두컴컴했고, 시끄러운 음악소리로 클럽을 방불케했다. 여성들은 야광팔찌를 했다. 마음에 드는 여성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남성을 위한 일종의 배려(?)였다.
이 술집에서는 남성이 여성과 즉석 만남을 위해서는 쪽지를 보내야 했다. 쪽지를 보내는 데 드는 비용은 1천원. 여성은 쪽지를 받을 때마다 술값에서 1천원을 할인 받을 수 있다. 남성들은 마음에 드는 이성과 합석하기 위해 끊임없이 쪽지를 보냈다. 마음에 드는 이성에겐 쪽지뿐만 아니라 장미꽃, 케이크 등 이성의 환심을 사기 위한 물품도 보낼 수 있다.
주말에 부킹술집에 입장하려면 한 시간 이상 줄을 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부킹술집을 찾는 이모(24) 씨는 "나이트클럽은 돈이 많이 들어 자주 가기에는 부담이 되지만 이곳은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이성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킹술집에 대해 곱잖은 시선도 있다. 백승대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미혼 남녀들이 건전한 만남을 가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젊은 사람들이 한순간의 쾌락을 위해 부킹술집을 찾는 것은 문제다"며 "젊은층들이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종훈'김항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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