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암고, 백두대간 7봉 완등 체험 프로그램

입력 2012-05-29 08:39:17

부모님·선생님과 등산 정 새록새록 "행복해요"

대구 구암고가 2년째 운영 중인
대구 구암고가 2년째 운영 중인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하는 백두대간 주요 7봉 완등 체험 프로그램'(SPATT)이 화제다. 구암고 일행의 속리산 등정 모습. 구암고 제공

'자연, 그리고 가까운 이들과 함께하는 즐거움.'

대구 구암고등학교가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하는 백두대간 주요 7봉 완등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눈길을 끌고 있다.

도입 2년째를 맞은 이 프로그램의 명칭은 SPATT(Students Parents And Teachers Together). 학생, 학부모, 교사 간 정을 쌓고 학생들에게 극기심과 호연지기를 길러주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속리산, 소백산, 지리산, 덕유산, 태백산, 오대산, 설악산이 구암고 일행이 오르는 산. 지난해 프로그램 운영 때 낙오자 없이 참여자 전원이 완등에 성공했다.

올해는 학생 40명, 학부모 40명, 지도 교사 10명 등 모두 90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달 12일 속리산 등정에 이어 26일에는 두 번째 코스로 소백산에 올랐다.

구암고 1학년 김상민 군은 등반 과정에서 힘겨움보다는 만족감이 더 컸다고 했다. "학교와 교실이라는 답답한 공간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새소리, 물소리가 들려오는 산에 오르니 숨통이 확 트입니다. 일상으로 돌아가면 더욱 열심히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엇보다 친구들, 선생님, 부모님과 함께할 수 있어 좋아요."

구암고는 이 프로그램을 학습에도 잘 활용하고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나눠준 'SPATT 함께 걷는 즐거움 백두대간'이라는 책자에는 백두대간과 각 산에 대한 설명, 주요 문화재에 대한 소개도 담겨 있다. 또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 학생들은 등반 계획, 소감 등을 적고 사진을 붙인다.

학부모들의 반응도 뜨겁다. 조상영(2학년) 군과 명지(1학년) 양 남매를 둔 어머니 조영주 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지난해 참여했을 때 아들과 서로 몰랐던 부분, 오해 등을 대화로 풀면서 자연스레 친해질 수 있었죠. 딸아이와도 이런 기회를 누리고 싶어 또 참여하게 됐습니다. 등반은 힘들지만 가족과 함께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한 시간이에요."

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으면서 올해는 신청자가 몰리는 바람에 공개 추첨으로 참가자를 선정해야 했다. 이미 두 개 산을 오른 구암고는 6월 9일 지리산, 8월 11일 덕유산, 8월 25일 태백산, 9월 8일 오대산, 10월 6일 설악산 등정에 나설 예정이다.

구암고 윤형배 교장은 "이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가족, 인성 등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학생, 학부모, 교사 등 학교 공동체 구성원이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가 돼 학교 발전에도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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