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맞고발 전면전…로비스트 박태규 로비 영향력 행사 규명 뒷전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인 박태규 씨가 박근혜 전 새누리당 대표를 만나 로비를 벌였느냐는 진실 공방이 이상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박 씨가 박 전 대표에게 로비해 부산저축은행 퇴출 저지에 영향을 미쳤는가 하는 핵심 문제는 뒤편으로 밀려나고, 박 전 대표가 박 씨를 만났느냐 만나지 않았느냐에만 여'야가 공방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18일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광주 전남도당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박 전 대표와 박 씨의 수차례 만남이 저축은행 로비에 어떤 작용을 했는가 하는 의혹을 검찰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박 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어 박 전 대표는 이 같은 주장을 펼친 박 위원장과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진행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는데 박 위원장도 맞고발로 응수하면서 '박 대 박'의 전면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문제는 저축은행 관련 로비를 통해 영향력이 행사됐는가 여부를 규명하는 대신 박 전 대표와 박 씨가 만났느냐 안 만났느냐는 말싸움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응수한 것이 만난 적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언론이 양자의 만남 여부에만 주안점을 두는 식으로 보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가 박 씨를 독대하지 않고 무리에 섞여 만났을 가능성도 있고, 만났다고 하더라도 박 씨가 로비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는데도 만났는지 여부에만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혹여 박 전 대표가 수많은 사람이 참석한 행사장에서 박 씨를 만난 것으로 확인될 경우 박 전 대표가 거짓말을 한 것처럼 호도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한때 수세에 몰리던 박 위원장은 박 전 대표에 대한 역공을 취하고 나섰다. 박 위원장은 24일 박 전 대표의 측근 인사 1명과 친박계 의원 1명에 대해 각각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민주당 이규의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모 언론 인터뷰에 성명불상의 두 명이 등장해 '박지원과 박태규가 친하다' '박지원의 꼼수다'라는 말을 했다. 사건을 물타기 하려고 박 위원장을 끌고 들어가려는 수법"이라고 밝혔다. 한 언론은 익명의 친박계 의원과 박 전 대표 측근의 "박지원과 박태규가 가깝다는 것은 만천하가 다 아는 사실로 박지원이 박태규 불똥이 자신에게 튈 것을 우려해 박 전 대표를 끌고 들어가려는 꼼수다"는 주장을 보도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박 위원장이 박 전 대표를 무고로 맞고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박 전 대표의 박 위원장 고소 사건을 형사4부에 배당하고 박 전 대표 측 법률대리인을 고소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비스트 박 씨는 부산저축은행의 퇴출저지를 위한 정'관계 로비 명목으로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17억원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24일 박 위원장을 고소한 것으로 알려진 박 전 대표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 측은 고소를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 박지만 회장 측은 "박지만 EG 회장이 박태규 씨와 일면식도 없다는 것은 사실이고 박 위원장 등이 자꾸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불쾌하게 여기고 있다"며 "악의적인 의혹을 계속 제기하면 법적 조치를 취할 생각은 분명히 갖고 있지만 아직 고소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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