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인물] 위대한 종군 사진작가 로보트 카파

입력 2012-05-25 07:18:08

1954년 오늘 베트남에 카메라를 든 한 남성이 나타났다. 그가 프랑스군의 행군 모습을 향해 셔터를 눌러대던 어느 순간 지뢰가 폭발했다. 그의 몸은 산산이 부서졌다. 그러나 땅에 떨어진 그의 왼손은 여전히 카메라를 움켜쥐고 있었다. 현장에서 한 사람이 탄식하듯 말했다. "저 장면이 카파(Capa)가 원하는 사진인데…." 그는 숨진 사람이 자신이 입에 올린 바로 그 사람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것이다.

'가장 위대한 종군 사진작가'로 평가받는 로버트 카파(Robert Capa)의 최후는 평소 자신이 원하던 사진의 한 장면 같았다. 헝가리의 가난한 집안에서 안드레 프리드만이라는 본명으로 태어난 카파는 노르망디 상륙작전, 스페인 내전 등 유명한 사진들로 포토 저널리즘의 신화를 만들어냈다, 그가 찍은 사진들은 화약냄새가 나는 듯하다. 시신이 널브러진 전장에서 그가 공포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셔터를 누르는 것이었다.

카파의 사진들은 '카파이즘'(Capaism)이라는 신조어를 낳았고 그는 많은 명언을 남겼다. 그중에 "만약 당신의 사진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그것은 너무도 멀리서 찍었기 때문이다"는 말은 사진기자들에게 금언처럼 회자되고 있다.

김해용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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