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고 커플 찾고…청춘 남녀들 '두근두근 데이트'

입력 2012-05-24 14:11:12

"이렇게 가슴 설레는 봉사활동은 처음이네요."

19일 오전 10시. 장애인표준사업장인 ㈜포스위드에 40명의 남녀가 모여들었다. 경상북도청에서 마련한 '봉사나눔 커플 론칭 이벤트'에 참석한 사람들이다. 하얀 작업복을 입은 이들은 서로 눈이 마주칠 때마다 수줍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잠시 후 이들은 사회자 지시에 따라 짝을 이뤄 밑그림이 그려진 한쪽 벽면으로 이동했다. 밑그림에 색을 입히는 작업에 몰두하는 동안 처음의 수줍음은 어느 정도 가시는 듯했다. 물감통을 만지다 손이 마주치기도 하고, 높은 곳에 그림을 그리기 위해 서로 의자를 잡아주면서 가벼운 농담들도 오고 갔다.

행사에 참여한 이창현(27'포스코) 씨는 "이전에도 결혼정보업체의 맞선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지만 어색한 분위기 때문이었는지 커플 만들기에 실패했다"면서 "오늘은 자원봉사라는 매개체를 통해 자연스러운 만남의 기회가 돼 매우 즐거웠다"고 말했다.

도는 이날 포항에서 주말을 이용해 미혼여성 공무원 20명과 포스코 미혼남성 20명을 대상으로 자원봉사와 문화체험을 함께하는 '호감&공감 볼런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따뜻한 가슴과 뜨거운 열정을 가진 미혼 남녀들이 자원봉사를 통해 자연스러운 만남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올해 처음으로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포스위드에 근무 중인 시각장애인들의 눈 피로를 덜어주기 위해 50m에 달하는 실내 벽면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채색했다. 디자인과 진행 등은 한동대 봉사동아리 '해비타트'(회장 박영종)가 맡았다.

이어 보경사로 이동해 사찰을 둘러본 뒤 사찰 골든벨 등 다양한 게임도 진행됐다. 특히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꾸며진 오색 연등은 천년고찰의 풍치를 더해주고 사찰 뒤편으로 이어진 원진국사부도(보물 430호) 가는 소나무 숲길은 고즈넉한 산사의 운치와 함께 이색적인 데이트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러한 분위기 덕분인지 이날 3쌍의 커플이 탄생했다. 아쉽게 커플을 이루지 못한 나머지 34명의 참가자들도 인터넷 커뮤니티를 만들어 꾸준한 만남을 이어가기로 약속했다.

커플 만들기에 성공한 손혜원(27'여) 씨는 "처음에는 너무 많은 남녀가 모이다 보니 어색하고 부끄러웠다. 하지만 벽화 그리기도 재미있고 보경사 탐방과 게임 등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많아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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