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은행 근무한 권오영 씨
"인생 이모작, 숲 속 생활은 어때요?"
영천시 숲해설사 권오영(58) 씨는 요즘 매일 아침 도시공원인 마현산으로 출근한다. 출근하자마자 아카시아, 벚나무, 참나무, 이팝나무 등으로 우거진 숲길을 산책하며 나무들의 건강상태부터 살핀다.
지난달부터 이곳의 숲해설사로 근무하는 권 씨는 구절초, 작약, 원추리 등 야생식물 20여 종류를 확인했으며 새와 곤충의 분포도 조사할 계획이다.
권 씨는 마현산공원을 찾는 하루 50여 명의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숲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숲 속에서 생활하는 권 씨의 얼굴에는 항상 웃음꽃이 활짝 펴 있다. 은퇴 후 할 일 없이 지내는 친구들보다 훨씬 더 활기에 넘친다고 자랑한다.
권 씨는 20여 년간 은행에서 근무한 뒤 10년 전 명예퇴직했다. 퇴직 후 권 씨는 외국계 보험회사에 입사해 실적을 올리느라 퇴직금을 거의 다 날렸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권 씨는 경북대 대학원 법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해 수료했다. 박사과정 공부 중 박물관 학예사 시험에 합격해 자격을 땄다. 이후 대구 '생명의 숲'에서 개설한 숲해설사 소양교육을 받았다.
영천시 금호읍 봉죽리 고향마을에서 혼자 살고 있는 그는 "보수는 적어도 숲 속에서 건강을 챙길 수 있어 하루하루가 즐겁다"며 "올해는 그동안 생활고로 쓰지 못했던 논문을 완성해 박사학위를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