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키는 야구' 실종
이겼다 싶었던 경기가 불펜진 때문에 뒤집어지기 일쑤다. 23일 삼성 라이온즈의 대롯데 자이언츠 경기도 그랬다. 삼성 불펜은 최근, 경기 후반 실점이 잦아진데다 패배를 떠안으며 '지키는 야구'의 흔적을 지워가고 있다. 떴다 하면 상대팀의 기를 죽였던 삼성 불펜은 이제는 상대팀에 희망을 품게 하는 키워드로 전락했다.
삼성은 이날 올 시즌 아홉 번째로 대구시민야구장을 찾은 만원 관중 앞에서 화끈한 '불(펜)쇼'를 펼쳤다. 팬들의 가슴에도 열불이 활활 타올랐다. 삼성은 8회 동점 스리런 홈런을 맞은 데 이어 9회 역전 결승타를 내주며 롯데에 3대4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삼성은 16승1무19패(승률 0.457'6위)가 되면서 5위 LG에는 2.5경기차로 벌어졌고, 7위 KIA에는 0.5경기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출발은 좋았다. 삼성은 6회 강봉규의 선제 2타점 적시타와 7회 박한이의 추가점을 보태는 안타로 3대0으로 롯데에 앞서갔다. 마운드에서는 장원삼이 7회까지 삼진 8개를 솎아내며 안타 3개, 볼넷 1개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롯데 타선을 막는 짠물 투구로 승리를 눈앞에 뒀다.
2이닝만 막으면 3연패 뒤 2연승. 롯데에는 시즌 전적 5승1무1패를 거둬 천적이 되면서 이번 3연전 싹쓸이까지 생각이 닿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8회 선두타자 박준서에게 안타를 내준 게 장원삼으로서는 뼈아픈 장면이 됐다. 이후 마운드에 오른 안지만은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준 뒤 희생번트로 1사 2, 3루 위기를 자처했다. 삼성은 권오준을 투입했지만 초구에 롯데 황재균에게 3점 홈런을 얻어맞으며 순식간에 장원삼이 쌓은 공든탑을 무너뜨렸다.
9회 2사 주자 1루 때에는 권혁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박준서와 박종윤에게 연속안타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현재 불펜투수 중 구위가 가장 좋다는 그였지만 롯데 타선에 단 한 개의 아웃카운트도 잡아내지 못했다.
삼성 불펜은 이달 18일과 20일 넥센전에서도 동점을 지켜내지 못하고 패배를 떠안았다. 19일에도 초반 대량실점으로 승부가 기운 뒤였지만 불펜진의 실점은 이어졌다.
지난해 불펜 핵심 정현욱'권혁'안지만'권오준 네 명은 합쳐서 71홀드(정현욱 24홀드, 권혁 19홀드, 안지만 17홀드, 권오준 11홀드)를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네 명은 12홀드에 그치고 있다. 패배를 떠안은 건 5번이나 된다.
삼성의 중간 불펜이 흔들리면서 철벽 마무리 오승환은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마무리 상황이 지난해처럼 많지 않아 등판 간격이 길어지고, 실전 감각이 떨어지면서 구위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47세이브를 거뒀던 오승환은 올 시즌엔 11경기에 나서 1패8세이브만 기록하고 있다. 선두인 두산의 프록터에게는 5개가 뒤지고 있다.
한편 잠실에서는 넥센이 LG를 10대7로 누르고 8연승을 질주했다. SK의 패배로 넥센은 팀 단독 선두에 올랐다. 넥센이 중반전에 접어든 프로야구에서 선두에 오른 것은 창단 후 처음이다. 문학에선 두산이 SK에 5대2로 승리를 거뒀다. KIA는 광주에서 한화를 4대1로 물리쳤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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