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판돈 투견 도박 판친다…교외서 불법 도박 5명 입건

입력 2012-05-23 10:51:03

불법 투견 도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도심의 외곽지역이나 중소 도시를 중심으로 은밀하게 열리는 투견 도박은 억대의 판돈이 걸리면서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23일 수천만원의 판돈을 걸고 투견 도박을 한 혐의로 K(45) 씨와 R(63)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불법 도박장을 개장한 J(39) 씨와 판돈 관리자 L(37), 심판 J(34) 씨 등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15일 오후 10시쯤 북구의 팔공산 인근 한 식당에서 K씨와 R씨가 각각 2천250만원의 판돈을 걸고 불법 투견 도박을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판돈은 크지만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없어 불구속 입건했다"고 말했다.

투견계 관계자들과 경찰에 따르면 팔공산 인근 대규모 식당이나 경산, 와촌, 고령 등지에서 불법 투견 도박이 횡행하고 있으며 투견 도박을 주최해 이득을 챙기는 별도의 조직까지 존재한다는 것.

투견 도박에는 통상 판돈이 1억2천만원가량 걸린다. 양측에서 각각 6천만원씩을 걸고 싸움을 붙이며 승자는 패자의 판돈 6천만원에서 수수료 20%를 주최 측에 넘기고 나머지 돈은 독식한다. 투견계에서는 이를 속칭 '앞방'으로 부른다. 하지만 공식적인 판돈과 달리 이른바 '뒷방'으로 불리는 판돈이 별도로 존재한다. 뒷방은 수수료가 10%에 불과하기 때문에 앞방보다 판돈 규모가 큰 2억~3억원에 달한다.

투견에 억대의 판돈이 걸리면서 승부 조작도 자행되고 있다. 투견계 한 관계자는 "경기가 긴박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심판이 룰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도 투견 주인조차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또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 대회 장소를 여러 차례 옮기고, 대회를 구경하는 사람도 제한한다"며 "투견으로 거액을 날리는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경찰의 단속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환'황수영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