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 대학병원서 사망, 현지 화장후 국내에 안장…수사당국 전혀 몰랐다
"조희팔 사망, 5개월 동안 몰랐다?"
희대의 다단계 사기 행각을 벌인 조희팔이 중국에서 5개월 전에 숨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찰과 검찰이 어떻게 5개월 동안 모를 수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경찰청은 "조 씨가 지난해 12월 19일 새벽 중국 한 의과대학병원에서 '췌사, 급성심근경색' 등에 따른 심장박동 정지로 숨졌다는 것을 응급진료기록 및 사망진단서 등을 통해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해 12월 18일 중국의 한 식당에서 한국에서 온 여자친구 등 지인 5명과 함께 식사한 뒤 인근 호텔 지하 주점에서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술을 마셨고, 호텔방에 들어온 뒤 가슴 통증과 함께 호흡 곤란을 호소, 병원 응급실로 옮겼지만 이미 구급차에서 숨졌다는 것.
그러나 조희팔이 숨진 이틀 뒤인 21일 조 씨의 형제, 자녀 등 유족 10여 명이 무더기로 중국으로 건너가 참관한 가운데 중국 한(옌타이시 즈푸구) 장의장에서 화장됐고, 23일 국내로 들어와 국내 공원묘지에 안치됐는데도 5개월 동안 수사당국이 몰랐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주장이 많다.
인터폴과 공조하고 경찰청 차원에서 수사본부를 차리면서까지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고, 가족들이 중국으로 들락날락하며 유골까지 국내로 가져와 안치했는데도 사망 사실은 물론 눈치조차 채지 못했느냐는 이유에서다.
한 경찰은 "조 씨 중국 도피 후 후속 수사가 미흡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경찰이 그동안 뭐 했느냐고 할 수도 있지만 사실 중국에서 할 수 있는 것도 거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검찰 역시 중국 공안부와 '형사법 집행협력에 관한 양해 각서'까지 맺고 공조 수사를 해왔고, 이달 16일 조희팔 다단계 사건의 핵심 인물 K(44) 씨와 C(55) 씨의 신병을 넘겨받았는데도 정작 주범인 조희팔의 사망 사실을 듣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찰청 관계자는 "주범인 조희팔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조희팔이 유사수신 등의 범죄행위로 얻은 은닉된 범죄 수익의 추적이 어려워졌지만 피해자들의 피해를 최대한 보전하기 위해 공범 수사 등 은닉 재산 추적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희팔은 2004년부터 대구 등 전국을 무대로 한 건강용품 판매 다단계 사기로 4조원에 가까운 사기 행각을 벌인 뒤 2008년 12월 중국으로 밀항, 종적을 감춘 뒤 조선족 조모(53) 씨로 위조된 중국 여권 및 운전면허증을 사용하면서 중국 옌타이에 은신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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