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문교회 100년 "지역민과 함께 앞으로도 쭉~"

입력 2012-05-21 07:26:18

대구서문교회(중구 대신동)가 한 세기를 맞았다. 21일로 설립 100주년을 맞은 것. 대구의 수많은 교회 가운데 100년을 넘은 교회는 대구제일교회와 범어교회, 반야월교회, 사월교회 등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그런 의미에서 100년을 지탱해온 대구서문교회는 한강 이남의 장자(長子) 교회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오며 한국 교회사에서 존재감은 상당하다. 이를 바탕으로 대구서문교회는 최근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마치며 새로운 100년으로 달려가고 있다.

◆3인의 교단 총회장 배출

대구서문교회는 1912년 5월 21일 남문안교회(현 대구제일교회)에서 당시 '달남교회'라는 이름으로 분리됐다. 이때부터 대구서문교회의 역사가 시작됐다.

대구서문교회는 이후 세상을 섬기는 교회로 다양한 역할을 해왔다. 삼성학원이라는 야간학교를 세워 사회 계몽운동에 앞장섰고 대구 3'1만세운동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해 장재순 목사를 비롯해 많은 신도가 일제에 의해 투옥되기도 했다. 6'25전쟁 때는 교회가 학교와 병원의 역할을 했고 1970년대에는 새마을운동에도 동참했다.

기독교는 6'25전쟁 이후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부흥했다. 기독교가 영남에서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과정에서 영남 교회의 역할은 컸다. 그 중심에 대구서문교회가 있었다. 내당교회나 동부교회, 서남교회, 달서교회 등은 모두 대구서문교회에서 분리된 교회들이다. 이상민 담임 목사(5대)는 "당시에는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아 멀리서 오기 어려우니까 지역별로 예배했고 자연스레 교회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런 영향력을 바탕으로 대구서문교회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장을 3명이나 배출했다. 제17회 총회장을 지낸 염봉남 목사를 필두로 명신홍 목사(제38회), 이성헌 목사(제73회)가 총회장을 지내면서 교단을 섬겼다. 특히 이성헌 목사(4대)는 45년간 대구서문교회를 담임하면서 영남지역의 보수주의 신학과 신앙을 뿌리내리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이웃사랑에 앞장

대구서문교회의 슬로건은 '하나님께 영광을 이웃에게 행복을'이다. 이 목사는 "이제는 교회도 세상을 섬기는 역할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대구서문교회는 1995년 교회 옆에 서문사랑복지관을 지었다. 45명의 지적장애인을 매일 데리고 와서 공부는 물론,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자립교육 등을 시킨다. 이 목사는 "장애인이 14살 이상이 되면 정부 지원이 거의 없다. 이에 교회는 14살 이상 된 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복지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교회에서 전세로 빌린 아파트 한 채에 같이 살면서 그룹홈을 하고 있다. 3년 전부터는 '행복의 베이커리'도 운영하고 있다. 교회는 이들이 직접 만든 빵을 군대나 학교 등에 납품하고 그 수익금을 장애인들에게 다시 돌려준다. 또 IMF 직후 지역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최근까지 12년 동안 무료 급식 및 무료 진료도 꾸준히 시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대구서문교회는 설립 100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기념사업도 펼친다. 19일 교회 내 연합찬양대를 비롯해 음악단체가 총출동해 설립 100주년 기념음악회를 연 데 이어 100명에게 무료 개안수술을 실시한다. 또 지난해 필리핀에 이어 올해 중국 청도에 100주년 기념교회도 설립할 예정이다. 이 목사는 "교회가 주일에는 바쁜데 주중에는 크게 할 일이 없다. 이를 활용해 주중에는 지역주민들에게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며 "인근에 노인이 많다면 노인복지시설로, 청소년이 많다면 청소년복지시설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앞으로 지역사람들을 어떻게 섬길 것인지 고민하고 이에 다른 교회도 동참할 수 있도록 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