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줄 성취거리 목마른 사람들 "남보다 더 젊게" 과도한 경향
2001년 영화 '금발이 너무해'를 통해 귀엽고 젊은 말괄량이의 매력을 한껏 발산했던 미국 여배우 리즈 위더스푼(36)이 지난 2월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내한했다. 카메라 플래시 세례 속 그는 더 이상 귀엽고 젊은 말괄량이가 아니라. 얼굴에 주름 가득한 30대 중반 여배우였다. 하지만 위더스푼은 나이듦에 대한 당당한 발언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14살 때부터 배우 생활을 했다. 관객들이 내가 나이가 드는 모습을 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36살 여자가 이렇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배우로서 나의 의무"라며 " 많은 여성이 자신의 외모를 관리한다며 스스로를 괴롭히는 경향이 있다. 외모보다는 내면에 투자하는 여성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륜을 새겨 표현하는 레코드판인 얼굴 주름은 동양의 관상학에서도 의미 있다. 연기 인생을 오롯이 주름에 새겼다고 평가받는 영화배우 안성기의 관상이 대표적이다. 코 양옆의 팔자 주름은 나이 들어 보이는 주름이 분명하지만 관상학적으로는 사회적 영향력을 나타내는 것이다. 진한 주름을 가진 안성기는 중년 이후 경제적인 지위 모두 탄탄대로라는 것. 따라서 이렇게 중요한 주름을 단지 젊어 보이기 위해 함부로 지우거나 가리기보다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서양의 인상학에서도 예를 들면 눈꼬리 주름을 까마귀 발이라고 부른다. 이 까마귀 발은 기쁨과 즐거움을 지니고 늘 웃는 사람의 상이라고 해석한다. 입으로만 웃는 형식적 미소가 아닌 눈도 함께 웃는 진정한 웃음의 흔적이라는 것.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주름살은 미소가 머물던 흔적을 표시해줄 뿐"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눈꼬리 주름 역시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인 성형시술 대상일 뿐이다.
남재일 경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어느 정도 사회적 성취를 이룬 사람들이 더이상 삶의 성취거리를 찾지 못해 조금이라도 남보다 젊어 보이고 과시할 수 있는 성형수술 등에 과도하게 몰입하는 경향이 있다"며 "외국은 일부 사람들이 필요에 의해 기능적으로 주름 제거 수술 등을 받지만 우리나라는 20대 대학생부터 보톡스주사를 맞는 등 경쟁적으로 관심을 쏟는다"고 말했다.
황희진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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