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마을공동체]담장 헐어 넓힌 도심 공간, 개구리 사는 연못으로

입력 2012-05-17 14:19:34

삼덕동 명소

이처럼 삼덕동 마을 명소는 서로 공존하면서 그 가치를 마을 전체로 확산시킨다. 공간 간의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면서 필요에 따라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새로운 가치에 따라 진화한다. 그래서 공간은 유연하다. 하나의 기능에만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적절하게 분화되기도 하고 적절하게 통합되기도 한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지역아동센터'마을만들기센터=김경민 대구YMCA 사무총장이 살던 담장 허물기 1호집이 현재 지역아동센터와 '삼덕동마을만들기센터'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 '마을만들기센터'라는 이름과 사무실이 있다고 해서 무슨 센터장이 있거나 직책 있는 사람들이 상주하는 곳이 아니다. 담장 허물기를 통해 가까워진 주민들이 지나가다 들르는 사랑방이자 마을에 무슨 일 있을 때 회의를 하기 위해 모이는 소통의 공간이다.

▷빗살미술관=일제강점기 일본인이 살았던 적산가옥으로 삼덕초교 교장 관사를 마을이 사용하고 있다. 2000년 봄 사용 허락을 받아 보수 작업을 거쳐 빗살미술관으로 개관했다.

빗살미술관이란 이름은 빗살무늬토기가 생활용품이면서 예술품이었던 것처럼 문화와 예술이 삶의 현장과 생활을 통해 만나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지은 곳이다. 현재 빗살미술관은 각종 전시와 꾸러기환경그림대회 장소, 인형마임축제 공연장 등 삼덕동 마을만들기 운동 전반의 중요한 문화적 근거지가 되고 있다.

▷마고재=빗살미술관 옆에는 1948년에 지어진 개량 한옥인 마고재가 있다. 330㎡(100여 평) 정도 크기로 '삼덕보리밥집'이라는 식당으로 사용하던 집이다. 김경민 사무총장이 2001년 이 식당이 경매로 넘어간다는 이야기가 듣고 경매에 참가해 간발의 차이로 마고재 주인이 됐다.

마고재라는 이름은 한국 전래의 창조신인 마고할머니의 이름에서 따왔으며, 아이들이 이곳 마당에서 놀 때 마고할머니가 지켜주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담았다. 마고재는 축제 때 주 무대로 사용되며 평상시에는 전영필 씨가 도예체험공방으로 사용하고 있다. 체험문의 053)426-2275.

▷이동도서관 '용용이'=고물 버스를 기증받아 운영하고 있는 이동도서관이다. 처음에는 '코코버스'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버스 외관을 코끼리 모양으로 디자인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버스 외관에 설치한 조형물이 관련 법규에 위배돼 용을 형상화해 '용용이'로 개명했다. 용용이는 아이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벽화연못=삼덕초교에 담장을 허물려고 했던 이유는 마을공원으로 사용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변변한 공터도 없는 삼덕동에서 주민들이 운동이나 산책을 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가 삼덕초교이다. 담장을 허물고 무대를 만들고 예쁜 벽화도 그렸다. 아늑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반원형 구조물도 설치하고 미술 작가와 마을 아이들이 6개월간 정성을 들여 벽화 작업도 했다. 이곳은 평소 주민들의 휴식이나 산책 공간으로, 인형마임축제 때는 각종 놀이공간과 쉼터로 사용된다. 또 연못에는 갈대와 부들, 청포, 연꽃 등 습지식물을 심었다. 수생습지식물 20여 종과 함께 다양한 종류의 잠자리, 개구리 등이 서식하고 있다.

사진·이채근기자 min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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