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2편
이번 주에는 오랜만에 한국영화 화제작 2편이 함께 개봉해 여름을 재촉하는 극장가에서 진검승부를 벌인다.
먼저 살펴볼 영화는 제작 초기부터 대한민국의 최상류층인 재벌가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다는 소재 때문에 화제가 되었던 영화 '돈의 맛'이다.
'하녀'에 이어 제6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레드카펫을 밟게 된 임상수 감독의 새로운 연출작이 관객들에게 어떤 반향을 일으킬 것인지 영화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민국을 돈으로 지배하는 재벌인 백 씨 집안에는 탐욕스러운 안주인 금옥(윤여정)과 돈에 중독되어 살아온 자신의 삶을 모욕적으로 느끼는 그녀의 남편 윤 회장(백윤식)이 있다.
그리고 집안의 은밀한 뒷일을 도맡아 하며 돈의 맛을 알아가는 비서인 영작(김강우)과 그런 영작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는 장녀 나미(김효진)가 함께 있다. 이야기는 돈을 지배하고 또 돈에 지배된 그들의 권력과 집착을 다룬다.
영화의 볼거리 중 하나는 지상파 드라마를 통해 대한민국 대표 '어머니' 이미지를 확고히 하고 있던 윤여정이 재벌가의 안주인으로 변신해 보여주는 과감한 연기 도전이다.
물론 임 감독의 이전 작품인 하녀에서 중년 여배우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번 영화에서 선보이는 김강우와의 정사신 등은 관객이 예상치 못한 파격이기 때문이다. 또한, 재벌가를 표현하기 위해 3억원이 넘는 비용으로 제작된 400평 규모의 저택 세트와 100여억원에 달하는 현금 소품, 저택 내부에 진열된 유명 작가들의 진품 미술품들 역시 영화의 사실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상영시간 115분, 청소년 관람불가.
한편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이제 중견감독의 반열에 오른 민규동 감독과 한국영화의 아이콘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배우들이 다수 출연해 이번 주말 스크린으로 관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두현(이선균)은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외모와 완벽한 요리 실력까지 갖춰 남들이 보기에는 최고의 여자인 정인(임수정)의 남편이다. 하지만 사실 입만 열면 쏟아내는 아내의 불평과 독설로 결혼생활이 하루하루 죽을 맛이다. 그래서 두현은 매일 수백 번씩 이혼을 결심하지만, 아내가 무서워 이혼 이야기를 꺼내지 못한다.
아내와 헤어질 방법을 고민하던 두현은 그녀가 먼저 자신을 떠나도록 하겠다고 결심하게 된다. 이윽고 아내가 싫어하는 짓만 골라서 해보는 등 반항을 하지만 미동 없는 정인의 모습에 절망하던 두현은 마침내 전설의 카사노바 성기(류승룡)를 만나 아내를 유혹해 달라고 부탁한다.
영화는 두 사람의 운명적인 만남 이후 로맨스영화의 핵심인 연애의 과정을 생략하고 단도직입적으로 사랑과 결혼의 유통기한에 대해 묻는다. 얼핏 이야기의 전개가 비현실적이고 상식을 벗어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관객들은 결국 영화 안에서 자신의 결혼생활과 연애과정을 발견하게 된다. 이를 통해 '이혼'이라는 키워드로 출발한 영화의 스토리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찾아 가는 것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상영시간 121분, 15세 관람가.
독특한 소재로 흥행 맞대결을 펼치는 두 편의 영화 덕분에 관객들은 이번 주말에 극장을 번갈아 방문해야 할지도 모른다.
김삼력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ksr@y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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