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순위 대혼전…속 까매지는 프로야구 감독

입력 2012-05-15 09:35:10

1위와 7위 3,5경기차뿐…절대 강자·약자 사라져

프로야구가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뀌는 대혼전으로 흐르고 있다. 개막 후 한 달이 지나면 순위 싸움의 윤곽을 알 수 있다는 말은 올 시즌만큼은 통하지 않고 있다. 5월 둘째주가 지났지만 순위표는 여전히 요동치기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주 좋은 흐름을 탄 삼성은 15일 KIA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순위 끌어올리기에 나선다.

◆대혼전, 8개팀 모두 선두 가시권

팀당 26~29경기를 치른 14일 현재 1위 SK와 7위 KIA의 차이는 3.5경기에 불과하다. 8위 한화도 7위와 2.5경기차를 유지하고 있다. 1위와는 6경기차밖에 나지 않는다. 13승1무14패의 삼성도 순위는 5위지만 1위와는 3경기차. 삼성은 물론 최하위 한화까지도 정상 등극을 가시권에 두고 있는 형국이다.

'절대강자', '절대약자'가 사라진 프로야구에 팬들은 보는 재미에 쏙 빠져 있지만, 각 팀 감독은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시즌전 미디어데이서 전망했던 8강8약이 맞아떨어지고 있다. 팀별 전력 차가 크지 않아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피 말리는 경기 때문에 수명이 단축되는 느낌이다. 보여줄 수만 있다면 내 속을 꺼내서 보여주고 싶다"며 살얼음판 같은 매 경기를 치르는 고충을 말했다.

요동치는 순위표는 애초 '강팀'으로 분류됐던 팀들이 부상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반면 '약팀'들이 뜻밖의 선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진원지는 삼성과 LG, 넥센. 지난해 우승을 거머쥔 삼성은 우승 전력에 라이언킹 이승엽의 가세로 올 시즌 절대강자로 꼽혔으나 시즌 초반 주전들의 부상 등으로 부진을 겪고 있다. 그 틈에 FA로 주전급 선수를 내줘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됐던 LG와 얕은 선수층으로 최근 몇 년간 바닥을 헤맸던 넥센(2008~2011년 순위 7-6-7-8위)이 돌풍을 일으키며 순위 다툼에 가세했다.

독주도 사라졌다. SK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주인행세는 못하고 있다. SK'두산'롯데가 번갈아 가며 정상에 꽂은 이름표를 바꾸고 있다. 2위 두산은 0.5경기차, 3위 롯데도 1.5경기차로 SK를 뒤쫓고 있다.

◆마운드 안정 찾은 삼성, 혼전 뚫고 비상준비

이달 6일 7위까지 추락했던 삼성은 8~13일 치른 6연전서 4승1무1패로 전열을 가다듬었다. 올 시즌 가장 좋은 주간 성적을 거둔 삼성은 승률 5할(0.481)에 접근하며 상위권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특히 마운드가 살아나면서 삼성의 강점인 '지키는 야구'가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주(8~13일) 삼성 마운드는 6경기서 11점(경기당 1.83점)의 짠물피칭으로 '마운드 왕국'의 위용을 모처럼 드러냈다. 윤성환-탈보트-고든-장원삼-배영수 등 5명의 선발진은 6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기록했다. 특히 윤성환은 2경기에 등판해 8이닝 무실점(8일 롯데), 6이닝 2실점(13일 LG)하며 2승을 챙겼다.

불펜도 안정을 찾았다. 안지만, 정현욱, 권오준이 지난해처럼 든든하게 허리를 지켰고, 13일 합류한 권혁도 깔끔투를 선보이며 왼쪽 마운드의 수호신으로 나섰다. 여기에 신예 심창민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며 최강의 불펜진을 완성하고 있다. 다소 불안했지만 오승환도 삼성의 뒷문을 책임져주고 있다. 덕분에 이달 6일 팀 4.33으로 6위까지 떨어졌던 평균자책점은 13일 현재 3.75로 SK에 이어 2위까지 올라왔다.

타선은 팀 타율 0.250(5위)으로 다소 부진하지만, 최근 경기에서 찬스 때면 집중력을 발휘해 득점을 뽑고 있다.

13일 0대2에서 7회 대거 3점을 얻으며 역전승을 거뒀고, 12일에도 패했지만 9회 1점을 따라붙으며 끝까지 상대를 압박하는 힘이 커졌다.

분위기를 상승세로 돌려놓은 삼성은 15일부터 KIA를 대구 홈으로 불러들여 순위표 제자리 찾기에 나선다. 15일 삼성은 4승으로 다승 공동 2위에 올라 있는 탈보트를, KIA는 김진우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