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엔 한번 내시경 검사만 해도 '큰화'피해갈 수 있다
#2009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그 해 일년간 새로 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19만2천561명에 이른다. 2008년에 비해 6.7% 증가한 것. 2010년 암으로 숨진 사람은 7만2천46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28.2%로 1위를 차지했다. 암 전체 발생 및 사망률은 꾸준히 증가세에 있다. 특히 위암은 발병률 2위, 사망률 3위를 차지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질환 중 하나이다. 지난 20년 간 의학의 발달과 건강검진에 대한 관심이 커져 조기 위암의 발견 빈도도 상당히 높아졌고, 생존율도 크게 향상됐다. 아울러 환자 삶의 질을 높이는 여러 치료법이 개발돼 맞춤형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3차례에 걸쳐 한국인의 건강한 삶을 위협하는 위암의 증상과 진단, 최신 치료법과 예방, 수술후 관리 등에 대해 알아본다.
◆위암, 남자가 여자보다 2배 가량 많이 발생
이미란(37·가명) 씨는 윗배에 통증이 있어서 병원을 찾았다. 처음엔 그저 소화불량쯤으로 생각했는데 아무리 약을 먹어도 나아지지 않았다. 내시경 검사를 받은 결과, 위 아래쪽에서 조기 위암이 발견됐다. 내시경으로 치료가 가능한 상황이 아니었다. 복강경을 통해 위의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이 씨의 아버지도 10년 전 위암으로 수술을 받았다. 의사는 "대개 40세부터 2년마다 내시경 등 건강검진을 권하고 있지만 가족력이 있거나 특이 증상이 있으면 20대부터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암은 정상적인 세포의 증식과 억제가 조절되지 못해 발생하는 것이다. 비정상적인 세포들이 무제한 증식해서 덩어리를 형성하며, 주위 조직과 장기에 침범해 파괴시키며,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위암은 위에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암을 말하며 선암, 간질종양, 림프암 등이 중요한 암이다. 그러나 위 점막의 상피세포(내시경으로 볼 때 가장 안쪽 면)에서 생기는 위선암이 전체 위암의 95%를 차지해서 이를 통상 위암이라고 한다.
지난 10년간 위암 사망률은 인구 10만명 당 30.5명에서 24.5명로 약 6명이 줄어들었다. 발병률도 전체 암등록 환자의 15.4%(남자20.1%, 여자10.5%)를 차지해 2위이며, 암 사망률은 폐암, 간암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조기 위암의 발견 빈도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에 사망률은 더욱 감소할 전망이다. 발병 연령은 대체로 40세 이후에 주로 발생하며 50대 후반~60대 초반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남자가 여자보다 약 2배 가량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일생동안 위암에 걸릴 가능성은 남자가 100명 당 7~8명, 여자가 3명 정도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초기에는 느낄 수 있는 증상이 거의 없어
위암 발생에는 환경적 요인, 특히 식생활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음식물은 위에서 2~3시간 정도 머물며 위액과 섞여서 서서히 장으로 내려간다. 이 때 음식물에 있던 여러 발암물질들이 위점막과 오래 접촉하면서 문제를 일으킨다.
대표적 물질로는 가공식품에 많이 있는 방부제 중 질산염, 훈제식품이나 고기가 탈 때 발생하는 '다환류 방향족 탄화수소'(PAH) 등이 있다. 짜거나 매운 음식도 위점막에 손상을 줘서 이들 발암물질의 작용을 돕는다.
따라서 이런 음식을 가급적 피하고 신선한 음식과 과일, 채소를 섭취해야 한다. 1930년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암은 위암이었는데 이후 급격히 감소했다. 이는 냉장고가 널리 보급돼 신선한 음식을 많이 섭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라는 세균 감염이 위암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여러 연구에서 보면 균 자체가 위암을 일으킨다기보다는 균에 감염돼 위 점막이 손상을 입는 탓에 발암물질이 쉽게 작용해서 위암을 일으킨다는 설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흡연, 석면이나 철을 다루는 직업, 방사선 피폭 등도 환경요인에 속한다.
한 가계에서 위암 환자가 여러 명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유전적 요인 때문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E-cadherin'(이카드헤린) 이라는 유전자가 관여한다는 보고도 있다. 또한 위암 환자 직계가족의 위암 발병률이 2-3배 높다는 보고도 있다. 유전적 요인도 있겠지만 이밖에 비슷한 식생활 습관, 생활 여건과도 관계가 있기 때문에 유전만이 이유는 아니다.
◆위 내시경 검사로 조기 검진 가능
불행하게도 위암은 초기에는 특이한 증상이 없다. 윗배 불쾌감, 움직일 때 통증, 소화불량, 식욕부진 등의 위염이나 위궤양 증상과 비슷하다. 소화제나 제산제 등을 복용하다가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2개월 정도의 치료로 증상호전이 없으면 반드시 검사를 해야 한다. 위암이 진행되면 구토, 출혈, 체중감소, 빈혈, 권태감 등의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
진단방법으로는 위내시경과 상부위장관조영술이 있다. 얼마나 진행됐는지 알기 위해선 복부 전산화단층촬영(CT)이 가장 흔히 사용된다. 이밖에 복부초음파, 내시경초음파,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뼈스캔 등이 사용된다.
위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초기에도 위내시경 검사를 하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내시경만 해도 조기에 발견되고 완치율도 높일 수 있다. 또 위를 육안으로 직접 관찰할 수 있고 조직검사도 가능하기 때문에 진단 정확도는 98%를 웃돈다.
내시경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조기 위암의 범위를 정하고, 5mm 이하의 극히 작은 위암도 발견을 할 수 있는 색소내시경, 일반 내시경의 약 80배까지 확대하여 종양의 양성 및 악성을 감별할 수 있는 확대내시경, 위암이 위벽의 어느 정도까지 퍼졌는지를 결정하는 초음파내시경도 있다. 1980년 처음 소개된 초음파내시경은 현재 위암의 침습깊이(정확도 78~92%) 및 림프절 전이 여부(정확도 63~78%)를 결정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특히 복강경수술이 가능한 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조기 위암과 진행 위암의 구별 및 내시경점막하절제술의 적응 여부 결정에 중요한 점막암과 점막하암의 구별에 활발히 적용된다. 간단히 말해서 위암이 림프절에 전이되지 않았다면 복강경수술이 가능하고, 위 점막에만 암이 있다면 내시경점막하절제술이 가능하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대구가톨릭대병원 외과 교수 김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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