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뭉쳐야 산다…로봇·증강현실·의료 융합

입력 2012-05-11 10:41:51

ICT산업, 일상생활 콘텐츠 주력…대구시도 '융합' 개발업체 지원

대구지역 ICT 산업이 소프트웨어 융합에 뛰어들었다. 증강현실 기술을 교육용 콘텐츠와 결합한 새로운 시스템을 시연한 모습.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제공-
대구지역 ICT 산업이 소프트웨어 융합에 뛰어들었다. 증강현실 기술을 교육용 콘텐츠와 결합한 새로운 시스템을 시연한 모습.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제공-

'소프트웨어(SW)도 이제는 융합'.

아이가 '상어 이야기'라는 책을 꺼내 펼친다. 책을 읽는 대신 태블릿 PC를 꺼내 앱을 실행시킨 뒤 책을 비추자 화면에 상어들이 나타나 움직이기 시작한다. 입체 캐릭터 '지니'는 아이들이 만지는 상어들에 대한 설명을 재미나게 풀어놓는다. 상어의 모습을 더 자세히 보려는 아이는 다양한 각도로 태블릿 PC를 움직이고 화면을 터치하며 책에 점차 빠져든다. '상어 이야기'는 증강현실(사용자가 눈으로 보는 현실세계에 3차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 엔진솔루션을 개발하는 대구지역의 한울네오텍이 만들어냈다.

한울네오텍은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과 함께 지난 3월 'U-러닝 기반 스마트 증강현실 아카이브 시스템(USAR) 지원사업'에 참여했다. 주요 사업은 증강현실 기술을 교육용 콘텐츠와 결합한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SW 기술의 융합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상용화하는 것. DIP 관계자는 "최근 들어 ICT 업계 내에서 SW 개발 업체들이 다른 기술과 결합한 융합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융합 대구의 신성장

ICT(정보산업기술과 문화산업기술을 의미하는 IT와 CT를 결합한 용어) 업계가 SW 융합에 집중하는 이유는 SW가 가지는 부가가치 때문이다.

DIP에 따르면 2010년 기준 대구 지역 IT 분야 기업 중 정보통신 서비스와 정보통신기기 분야를 제외한 순수 SW 및 컴퓨터 관련 서비스 업체는 262개이며 종업원 수는 3천50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이 2010년 올린 매출은 3천481억원으로 1인당 1억원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DIP 관계자는 "중소제조업의 종사자 1인당 부가가치가 5천500만원인 것에 비하면 소프트웨어 분야가 올리는 부가가치는 그 두 배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부가가치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첨단의료, 로봇 등 대구 신성장동력 분야와 SW산업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융합'이 필수적이라는 것.

DIP 채종규 원장은 "각종 산업에 SW가 묻어 있는 비율이 50%를 넘어섰다"며 "앞으로 지역 주력 산업과 융합하는 한편 국책산업을 유치해 성장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 지원 힘입어 업체 자생력 확대 나서

최근 SW 융합 클러스터 조성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업체들은 융합사업을 위해 협회를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 11월 올해 상반기 국책과제(사업기간 2013~2017년, 사업비 5천300억원) 선정을 목표로 SW 융합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추진했다. 현재 예타 사업으로 추진 중인 SW 융합 클러스터 조성 사업과 함께 지역 업체들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SW 융합 사업이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DIP에 따르면 올해 지역이 진행하고 있는 SW 융합사업은 '지역 SW 성장지원사업'과 '지역 SW 융합지원사업' 등 두 가지다.

지역 SW 성장지원사업은 ▷SW 기업 국내외 전시/상담회 참가 지원 ▷SW 기업 테크 튜터링 지원사업 ▷SW 기업 글로벌 시장 조사분석 지원 ▷SW 품질역량 강화 지원 ▷SW 상용화 컨설팅 지원 등이다. 지역 SW 융합지원사업은 개별 SW 기업들이 융합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행정기관과의 융합지원사업과 별도로 업체도 스스로 융합의 길을 모색하고 나섰다. 지난해 7월 지역 ICT 기업 대표들은 지역 IT, CI 산업의 비전을 제시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대경ICT산업협회를 창립했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대구경북 ICT 산업 육성 전략 국제세미나'를 열고 SW 융합사업의 필요성을 인식했다"며 "앞으로 SW 융합 클러스터 조성 사업에 대한 정책적 건의와 안정적인 기업 정주 환경 조성에 동참하여 힘을 실을 것이다"고 밝혔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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