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하는 첫 번째 아빠의 사고는 우리가족을 몇 달간 떨어지게 했기에 내가 꼽는 내 인생의 가장 큰 사건이다. 엄마는 그 때부터 식당 일이며 파출부 일을 가리지 않고 다니셨다. 저녁에는 목욕탕 청소를 하셨는데 독한 세제들 덕분에 엄마의 손에선 지문이 사라졌다. 사춘기 무렵, 엄마나 아빠에게 뾰족한 말들을 던져댔는데, 엄마가 주민등록증을 새로 만들고 오셔서는 지문이 찍히질 않아 난처했다는 말을 듣고, 그제야 엄마 손을 봤다. 지문이 닳을 정도로 일을 했던 그 시절의 엄마가 너무 불쌍해보여서 서럽도록 울었던 기억이 있다. 엄마의 생활 자체가 나에게는 교육이 되었던 것 같다. 힘든 상황에도 굴하지 말고 더욱 열심히 살라는 무언의 교훈 말이다. 다시는 일을 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음에도 아빠는 해냈고, 아빠는 조금씩 아빠의 자리를 찾아갔던 것 같다.
그저께 아빠는 또 교통사고로 입원을 하게 되었다. 예전의 나는 마치 나의 시련인양 울어댔겠지만 지금의 나는 변했다. 두 분은 또 이겨내실 것이다. 단지, 나는 두 분이 겪을 슬픔이나 고통이 안타깝고, 서글픈 두 분의 삶이 안타깝다. 그렇지만 한 번의 위기가 지나가면 또 한 번의 행복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을 안다. 다음에 올 행복한 일을 위해서라도 두 분이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늘 두 분에게 무한한 애정과 지지를 보내는 하나뿐인 딸이 있으니, 우리 가족 모래성이 부서지면 또 같이 짓고, 또 부서지더라도 다시 함께 만들어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신지연(대구 수성구 범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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