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도 못본 지역관련 법안…'K2 이전'법안 등 자동 폐기

입력 2012-05-03 10:35:47

18대 국회 '법안 폐기율 역대 최대'

대구경북 최대 현안 중 하나인 대구공군기지(K2) 등 도심 군 공항 이전을 위한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경북 '3대 문화권사업 특별법'등 지역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주요 법안들이 18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될 것으로 보여 지역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여야는 2일 본회의를 열어 국회 몸싸움 방지를 위한 '국회선진화법'(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하고, 가정상비약의 편의점 판매를 가능토록 한 약사법 개정안 등 66개 안건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대구경북 관련 주요 법안들은 결국 불발되게 됐다. 대구공군기지 등 도심 군 공항 이전을 위한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경북 '3대 문화권사업 특별법' '도청 이전 특별법 개정안' 등은 18대 국회가 이번 본회의를 끝으로 의정활동을 사실상 마감함에 따라 자동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18대 국회 임기는 29일 종료되지만 여야 각 정당의 전당대회 개최 등에 따라 본회의가 다시 열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이들 법안은 자동폐기돼 오는 6월 5일 개원하는 19대 국회에서 법안 상정을 위한 수순(발의-상정-처리)을 새로 밟아야 한다. 숙원 현안 해결을 위한 법안 처리가 미뤄지면서 지역 국회의원들의 18대 의정활동은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3선)이 대표발의했던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지난달 20일 국방위가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총선 이후 어수선한 분위기에 따른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법안을 처리하지 못했다. 유 의원은 "정치생명을 걸고 추진해온 특별법을 19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며 "지역주민들과 약속한 사안인 만큼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처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이철우 의원(김천'재선)이 경북 3대문화권사업의 지원 확대 등을 위해 지난 1월 발의했던 '신라가야유교문화권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역시 발의 수준에 그쳤다. 정부가 타 지역과의 형평성 등을 들어 반대한데다 일각에서 'TK 특혜법'이란 시각을 내비쳤기 때문에 논의가 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시작 자체가 너무 늦어 공감대 형성에 시간이 부족했다"며 "19대 국회에선 지방문화권 공동 법안으로 추진해서 꼭 성사되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 대구시와 경북도 관계자들은 3일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이 법안들이 꼭 필요하지만 처리가 되지않아 실망스럽다"며 "19대에서는 지역 정치권이 힘을 합쳐 숙원사업을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18대 국회는 본연의 임무인 법안 심사에서 미흡한 성적을 기록, 오점을 남겼다. 상임위 심사를 마치지 못해 폐기되는 안건은 6천580여 건으로, 전체 안건 1만4천700여 건의 약 45%에 해당한다. 폐기율이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 가운데에는 군 지휘구조 개편 등을 담은 '국방개혁 관련 5개 법안', 대형 투자은행(IB) 육성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등이 포함됐다. 북한인권자문위원회와 북한인권재단 설치를 골자로 한 '북한인권법', 사학비리 근절에 초점을 맞춘 '사립학교법 개정안', 지방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활성화법' 등도 사장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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