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확대로 쏠림현상, 대구서 올 22건 설립신청
100여 명의 원아가 다니는 대구의 한 어린이집 원장 A씨는 최근 고민이 생겼다. 유치원으로 옮기는 5세 원아가 늘고 있기 때문.
A씨는 정부가 올해 3월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 구분 없이 만 5세 유아라면 누구에게나 보육료와 유아 학비를 지원하는 '5세 누리 과정'을 시행한 여파라고 설명했다. 유아 1인당 월 20만원씩 지원하며 2016년까지는 월 30만원으로 지원이 확대된다. 이 때문에 자녀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던 부모들은 보육도 해결하고 교육까지 받을 수 있는 유치원으로 옮기고 있다.
5세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주부 김모(33'대구 남구 대명동) 씨는 "5세 누리 과정 지원금 20만원을 받을 수 있어 조금만 더 보태면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수 있다"며 "조금이라도 더 나은 여건의 보육 시설에 아이를 보내고 싶은 것이 모든 부모의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조만간 어린이집 운영을 그만두고, 사립 유치원 설립 신청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무상보육 지원이 확대되면서 '유치원 쏠림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는 5세 누리 과정 도입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지 않는 전국의 5세 유아 4만여 명(정부 추산)의 보육 수요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비용 부담이 줄어들면서 어린이집보다는 유치원에 원아가 쏠리고 있다.
때문에 지역의 신규 사립 유치원 설립 신청이 크게 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승인된 사립 유치원 설립 신청은 22건으로 지난해 9건의 3배가량 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사립 유치원 설립 신청자는 대부분 기존 보육 업계 종사자들이 업종 변경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정부가 내년부터 누리 과정을 3, 4세 유아에게도 확대 적용할 것으로 보이자 유치원과 경쟁하던 중'대형 어린이집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순 보육만 해도 되는 0~2세 유아는 소규모 가정식 어린이집에서, 학부모들이 간단한 교육 프로그램까지 원하는 3~5세 유아는 중'대형 어린이집이 주로 맡고 있는 업계 상황에서 중'대형 어린이집에만 큰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유치원 못지않게 시설을 확충하고, 보육교사 연수 등 어린이집의 경쟁력을 높이는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학부모들의 유치원 선호 성향을 돌리기는 역부족"이라며 "무상보육 지원을 받는 유아가 늘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기존 어린이집은 경영이 힘들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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