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20주년 기념으로 기획 공연된 '팔리아치'와 '갈라 콘서트'를 3일간 줄곧 관람하며 이번 행사가 주는 여러 가지 의의와 교훈을 되씹어 보았다. 오페라 도시로 성장한 대구시에 대한 자긍심도 있었고 보다 성숙해져야 할 그 무엇에 대한 조바심도 일었다. 무려 50명의 지역 내외의 정상급 성악가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었고 각 성악가의 기량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되었다.
전체 오페라 제작 면에서는 완성도가 높았다. 우선 임창주 교수의 의도대로 무대 디자인부터 단순하게 비워낸 비움의 미학이 추상적 공간과 조명으로 잘 어울렸다. 네모 회전 무대의 효율성도 좋았다. 이 회전 무대는 전체 연주 내내 매우 유용한 무대 도구로 이용되었다.
이번 기회에 주목할 만한 성악가들이 눈에 들어왔다. 팔리아치 역의 이병삼 신동원, 바리톤 김승철 오승용, 루치아 역의 김정아, 나비부인 역의 이정아, 아이다 역의 이화영, 카바라도시 역의 최덕술 등 모든 출연자들의 컨디션이 좋았다. 이 정도의 '팔리아치' 무대라면 세계시장에 내어 놓아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갈라 콘서트 첫날은 공연 시간이 오후 10시 40분을 넘겨 출연자나 청중들 모두 지쳐 다소 산만하였다.
연주가 끝나기도 전 나가는 청중도 보였고, 마지막 무대 인사 때는 지휘자 실바노 코르시와 단원들 사이에 사인이 안 맞아 일부 단원들이 자리를 뜨기도 하였다. 레퍼토리가 너무 많아 학예회 같다는 불평도 들렸다. 무엇보다 뜻깊은 축하음악회에 청중들이 적어 일면 그들만의 잔치로 만족해야 하는 것 같아 아쉬웠다. 매스컴 홍보도 제법 한 듯한데 계절 탓인지 3일 내내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빈자리 문제는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또한, 좋은 연주를 하고도 마무리가 관현악과 안 맞아 박수가 터지지 않는 사례도 많았다. 오페라는 종합예술이기에 오페라 산업이 살아나면 기타 예술 장르가 동반 활성화되기 때문에 예술 문화 원동력으로서의 대구 오페라 성장은 향후 대구 문화 산업을 선도해 갈 것으로 기대한다.
윤성도 계명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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