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명군(明君)이었나, 암군(暗君)이었나. 34년간 러시아를 다스린 예카테리나 대제(1729~1796)는 교과서에도 나올 정도로 유명한 여왕이지만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1729년 오늘, 프로이센의 가난한 귀족 딸로 태어났을 때는 그 누구도 여왕이 될 줄은 예상못했다. 똑똑하고 요염한 숙녀로 자랐고 외삼촌이 한때 러시아 여왕 예리자베타의 약혼자였던 인연 때문에 황태자비로 간택됐다. 14살때 러시아 정교회 세례명인 예카테리나라는 이름을 받았지만 남편인 표트르 3세와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녀가 낳은 세 아이도 정부의 소생으로 아버지가 전부 달랐다. 표트르가 차르에 올라 실정을 거듭하자 6개월만에 쿠데타를 일으켜 남편을 쫓아낸뒤 암살했다.
개명한 군주였지만 귀족과 군대 덕분에 여왕이 됐기에 지배계급의 요구에 순응할 수밖에 없었다. 농노제를 강화하고 하층 계급을 억압해 훗날 러시아혁명을 부르는 단초가 됐다. 대외적으로는 터키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문화예술을 꽃피워 유명해졌지만, 국내 정치에서는 개혁만 앞세우다 실정을 거듭했다. 현실을 모르는 이상주의자가 정책을 남발해 백성에게 고통만 안긴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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