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가정의 달' 5월 경로잔치 여는 이수화 씨

입력 2012-05-01 09:30:43

외로운 어르신에 한끼 밥·카네이션 선물 20년째

"우리 주변의 외로운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라도 대접해 즐거움을 주고 싶어요."

대구역 앞에서 20년째 경로잔치를 베풀고 있는 동원복어식당 주인 이수화(56) 씨. 그녀는 해마다 가정의 달인 5월이면 북구 홀몸노인과 차상위계층 어르신 등 200여 명을 모시고 음식을 대접하는 경로잔치를 연다. 올해도 9일 북성새마을금고 회의장에서 경로잔치를 열기 위해 준비에 여념이 없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경로잔치를 열었지만 공간이 좁아 작년부터 널찍한 곳으로 옮겨 행사를 열고 있다.

"홀로 계시는 어르신들은 외로움 때문에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요, 경로잔치를 열면 어르신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면서 웃음꽃을 피우기도 해요. 어르신의 즐거움이 나의 행복처럼 느껴져요."

이 씨는 올해 경로잔치 때 쇠고기국밥과 떡, 돼지고기, 다과를 준비하고 어르신 노래자랑도 열어 식용유 등 푸짐한 선물을 준비할 예정이다. 또 지역가수 서너 명을 초청해 국악과 가요 등 흥겨운 공연도 선사할 계획이다. 그녀는 경로잔치 날에 항상 카네이션을 준비한다. 가슴에 꽃을 달아드리면 어르신들이 자신의 어버이처럼 여겨지고 마음이 즐거워지기 때문이다.

"여동생이 1993년에 유방암으로 숨졌어요. 월남전에 참전한 오빠도 신부전증에 걸려 모진 투병생활을 했어요. 이런 모습을 보면서 삶이 무엇인지 회의감을 많이 느끼게 됐죠. 그래서 남을 도우면 내 인생도 값지지 않을까 싶어 음식을 나누게 됐습니다."

대구역 주변에는 노숙자들이 많다. 그녀는 수시로 식당 주변 노숙자를 초청해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한다. 10년째 보살펴 주고 있는 노숙자도 있다. 주민등록이 말소된 한 노숙자에게는 주민센터와 연결해 주민등록증을 되살려 주고 기초생활수급자 혜택까지 받도록 해줬다. 특히 96세 된 한 노숙자 할아버지에게는 식사를 제공하고 매월 1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식당에서 남는 음식은 주변 홀몸노인에게 나눠주고 있다.

이 밖에도 그녀는 장애인의 자립을 위해서도 도움을 주고 있다. 수년 전부터 북구 서변동에서 장애인공동자립단을 운영해 장애인 5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작년 10월 예비 사회적기업에 선정돼 장애인들의 급여는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지만 임대료는 자신이 부담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얼굴을 보면 힘들게 살아온 모습이 보여 안타까워요. 이런 어르신들이 노후를 편안하게 보내도록 해주고 싶어요."

그녀는 노인복지에 관심이 많다. 경북과학대 호텔외식학과를 졸업한 그녀는 노인들을 체계적으로 보살피기 위해 대구사이버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으며, 작년에는 경북대 정책정보대학원 사회복지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한솔노인복지센터 원장이기도 한 그녀는 노인 공동생활가정 단기보호와 재가노인 방문 요양, 방문 목욕 등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대구시 지체장애인자원봉사단에서 6년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