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시티' 포스코건설 특혜시비…PF보증 없이 단독 응찰

입력 2012-04-28 09:36:44

시공사 워크아웃 후 재선정

포스코건설 본사 전경.
포스코건설 본사 전경.

정권 실세의 로비의혹이 일고 있는 파이시티 사업의 불똥이 시공을 맡은 포스코건설로 번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최근 검찰 수사 등을 통해 시공사 재선정 과정에서 포스코건설이 정권 실세의 압력으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파이시티 시행사인 파이시티'파이랜드는 당초 시공사였던 대우자동차판매와 성우종합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지난해 5월 재입찰을 실시했다.

포스코건설은 파이시티 시공사 재선정 과정에서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해 8천976억원짜리 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지난 3월 파이시티 시공사로 최종 확정됐다.

파이시티 개발은 당초 대우자동차판매와 성우종합건설이 서울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9만6천㎡)에 백화점과 쇼핑몰, 오피스 빌딩 등 복합유통센터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두 시공사가 2010년 4월과 6월 차례로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혼선을 빚었다. 시행사 대표 횡령사건까지 터지면서 우리은행, 농협 등 채권단은 2010년 8월 법원에 파이시티'파이랜드에 대해 파산신청을 냈다. 이후 시공사 재선정 당시 사업설명회에는 현대건설과 GS건설 등 14개 대형 건설업체가 참여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지만, 입찰 때는 포스코건설이 단독 응찰해 시공사로 선정됐다.

13개 건설사들은 사업성이 불투명한데다 거액의 지급보증을 서기 어렵다며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고, 포스코건설만 단독으로 사업제안서를 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개발사업의 경우 시공사가 채권단에 PF 지급보증을 서는 것이 관례지만 포스코건설은 건설사 PF 보증을 하지 않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업계에서는 이 부분이 특혜라는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제안서에서 시공 예정 건물의 일부를 미리 매각해 사업자금 조달이 확실해지면 공사를 시작하고, PF 지급보증은 채권단과 추후 협의하겠다고 제안했다. 채권단은 이 제안을 받아들여 포스코건설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고 올 3월에 시공사로 최종 확정했다.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는 27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대출은행인 우리은행 담당 부장이 200억원을 줄테니까 해외로 나가라고 했으며 이후 시공권이 포스코건설로 넘어갔다"며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이 작용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포스코건설은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우리도 지급보증을 서는 조건이라면 입찰에 응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자산 선 매각을 통한 공사비 확보를 제안했는데 이 제안이 받아들여진 것"이라며 "이후 법원의 입찰 공모에 참가해 합법적으로 시공사로 선정됐을 뿐 사전 공모나 외압은 전혀 없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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