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책] 구독자 응대·배달구역 조사…사업가 마인드 무장

입력 2012-04-28 07:03:42

왜 부자들은 모두 신문배달을 했을까/제프리 J. 폭스 지음/노지양 옮김/흐름 펴냄

부자들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만큼 부정적 인식을 가진 경우도 그리 흔치 않을 것 같다. 이해되지 않는 바도 아니다. 근'현대사를 통해 우리는 일제강점기와 개발독재라는 산업화의 압축 성장 과정을 거쳤다. 부의 축적을 위해서는 친일 또는 정경유착, 부동산 투기 등 사회악(?)의 한 축에 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자를 부러워하면서도 한편으로 멸시하는 이중성을 갖게 된지도 모르겠다.

부자가 사랑과 존경을 받기란 쉽지 않다.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성경 말씀도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막대한 부를 이루거나 큰 기업체를 운영하는 경영자는 날 때부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상류층이거나, 벼락 기회를 잡은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비록 우리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미국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충격적 진실도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400명의 억만장자를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이 차지한 첫 직업은 신문배달부였다. 주유소와 세차장 아르바이트, 음식점 서빙이 그 뒤를 이었다.

얼마 전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신문배달부 복장으로 나타나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이 지구촌 화제가 되었다. 실제로 버핏은 청소년 시절 신문배달을 했고, 당시 번 돈 5천달러가 훗날 버크셔 해서웨이를 사들이는 종잣돈이 됐다. 그는 자신의 배달구역을 연구해 가장 빨리 신문을 배달할 수 있는 지름길을 개발했고, 남보다 빨리 신문을 배달하기 위해 직접 신문 접는 비법까지 고안했다. 이후 그는 탁월한 배달 능력을 인정받아 뉴욕의 웨스트체스터라는 거대한 배달구역을 얻게 됐다. 버핏의 사업가적 수완이 청소년 시절 신문배달부로 일하면서 다져진 셈이다. 잭 웰치, 월트 디즈니, 톰 크루즈도 모두 신문배달부 출신이다.

이 책은 신문배달을 통해 레인메이커(탁월한 세일즈 실력을 발휘하며 조직에 활기를 안기는 존재)로 성장하고 MBA 박사학위를 받은 소년 레인의 이야기이다.

어두운 새벽, 현관을 빠져나오면서 제 아무리 귀찮아도 일어나 목적지를 향해 걸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고, 찢겨진 신문 때문에 화가 난 고객을 응대하면서는 고객의 오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풀어줘야 신뢰와 평판을 다질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무엇보다 구독자는 자신의 고객이고, 배달 구역은 자신의 사업장이며, 자신은 단순한 신문배달부가 아니라 고객을 위해 일하는 사업가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지금 자신의 일이 사소하고 하찮다고 생각되는가. 그렇다면 버핏이나 레인처럼 생각하고 행동해보라. 당신이 바로 '제2의 워런 버핏' '제2의 레인'이 될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자본주의 사회가 자리를 잡아갈 때, 존경받는 부자는 늘어나게 된다. 240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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