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맛, 오이맛…재료의 본질 느껴야", 김양희 밥상 살림푸드연구원

입력 2012-04-28 07:18:50

"제일 좋은 요리법은 좋은 재료를 조리하지 않는 겁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어요."

요즘은 무엇이든 '맛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기호에 맞지 않으면 무조건 '맛없다'고 외면한다. 하지만 '맛이 없는 음식은 없다'는 것이 김양희(사진) 평화가 깃든 밥상 살림푸드연구원의 말이다. 맛에 집착하지 말고, 재료의 본질을 느껴보라고 조언한다.

"요즘 냉장고가 커지면서 가공식품 형태로 음식을 섭취하게 돼요. 마트에서 장 볼 때 계산하는 장면을 유심히 보세요. 1차 식품은 거의 없고 가공식품이 대부분이에요. 거기엔 첨가물이 필수적으로 들어있죠."

김 씨는 요리 강의 내내 요리 레시피는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에 들어가 잠시만 검색해봐도 맛있게 요리할 수 있는 레시피가 넘쳐난다. 이제 어떻게 순수하게 먹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조리를 가능한 한 하지 않도록 주부가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요리는 쉽고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요리 철학이다. 요리하는 사람이 즐거워야 좋은 에너지가 전달된다는 것. 요리 과정은 되도록 단순하게 한다. 양념도 국간장, 된장, 효소, 유기농 설탕, 조청, 참기름 등 한정돼 있다. 강한 양념보다 '호박은 호박맛으로, 오이는 오이맛으로' 자연 그대로 먹을 것을 권한다.

그는 길거리에서 패스트푸드, 맵고 짠 국물 음식을 먹는 현대인, 특히 어린이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임산부를 위한 요리교실, 아빠요리교실도 진행할 계획이다.

"첨가물은 서서히 몸에 쌓일 수밖에 없어요. 그러면 오랜 시간에 걸쳐 병들어 가는 거죠. 우리가 학교 급식 등에 특히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최세정기자

사진'정운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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