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는 대한민국 교과서, 김대중은 민주화 지도자"…김문수 칭송

입력 2012-04-27 10:31:16

대권 도전을 선언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6일 경쟁관계인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대한민국의 교과서"라고 치켜세웠다. 최근 경선 룰 등을 두고 박 위원장과 대립해온 것과 대조적이다.

김 지사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세종로 국정포럼'에서 "집권 기간은 길었지만 이야깃거리가 무궁무진하며 '잘 살아보세'라고 외친 나라의 교과서"라고 박 전 대통령을 평가했다. 또 "서울 마포의 박 전 대통령 기념관에 가봤는데 너무 초라했다. (박 전 대통령을) 방치하고, 욕하고, 짓밟고, 욕해서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학창 시절 박 전 대통령의 3선 개헌에 맞서다 무기정학당한 사실을 언급하며 "당시 저도 많이 고생했다. (하지만) 대단한 발자취와 물질적 풍요를 남기신 분"이라고 찬사를 이어갔다. 김 지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도 "민주화의 상징적 지도자"라며 "왜 대통령만 지내면 자기 집 강아지처럼 욕하나. 왜 우리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지 않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 지사가 박 전 대통령을 칭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며칠 전 대구에서 열린 한 특강에선 "(국민들이) 박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이유는 다른 모든 사람이 '안 된다'고 하는 것을 다 해냈기 때문"이라며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열린 특강에선 박 전 대통령에 대해 "1960년대에 이미 글로벌 리더십을 실현한 인물"이라고 평가했고, 지난해 7월에는 "'하면 된다' 정신의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본받아야 한다"고 했다.

특히 지난해 6월 처음으로 박 전 대통령의 구미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선 "박 전 대통령과 화해의 자리라고 생각한다"며 "생전에는 지지해본 적이 없고, 늘 반대하기만 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지사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대한 비판은 이어갔다. 그는 이날 '친박 내 당 지도부 내정설'에 대한 질문을 받자 "당 지도부는 당헌'당규에 따라 공정한 장소에서 선출하게 돼 있다"며 "누가 내정을 하는지, 어떻게 결정을 하는지 논란이 되는 새누리당의 현실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은 베일에 가려진 신비주의적 방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지고 있고, (박 위원장의) 최측근조차 (그의 뜻을) 가늠하기 힘들다고 한다"며 "이를 새누리당이 극복하지 않고서는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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