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전, 내일은 벤치 '피말리는 경쟁'

입력 2012-04-26 10:04:59

원톱 공격수 자리를 두고 이진호(왼쪽)와 송제헌이 무한 주전 경쟁에 돌입했다. 대구FC 제공
원톱 공격수 자리를 두고 이진호(왼쪽)와 송제헌이 무한 주전 경쟁에 돌입했다. 대구FC 제공

연승과 연패를 거듭하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대구FC의 주전 전쟁이 치열하다. K리그 9라운드가 진행된 현재, 대구FC에서는 골키퍼를 제외한 전 포지션에서 확실한 주전이 없는 '피 말리는'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 경우 송제헌이 부상에서 회복하면서 이진호와 선발 자리를 다투고 있다. 이진호는 21일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송제헌에게 선발 자리를 내주고 후반 교체 출전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경쟁도 치열하다. 시즌 전 몇 안 되는 확실한 주전으로 꼽혔던 송한복은 FC서울과 강원FC와의 1, 2라운드 후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모아시르 페레이라 대구FC 감독의 핵심 전술인 '다이아몬드' 포메이션의 아래 꼭짓점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일찌감치 낙점받았던 송한복은 브라질 전지훈련 때는 물론 개막전을 치를 때까지만 해도 붙박이 출전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송한복은 강원에 진 뒤 페레이라 감독이 수비 안정을 위해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 명으로 늘리는 '더블 볼란치' 전술을 채택하면서 송창호와 안상현(인준연)에게 자리를 내주고 좀체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주전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부분은 포백이다. 유경렬, 강용, 이지남, 박종진, 최호정, 김기희, 안재훈, 조영훈 등 기량 차이가 크지 않은 선수들이 즐비하면서 당장 다음 경기에 누가 출전할지 예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FC서울과의 개막전에서 팀 마수걸이 골을 터뜨리고 '야생마'처럼 그라운드를 휘저으며 강한 인상을 남겨 '페레이라의 황태자'로 등극할 뻔했던 강용은 2라운드 강원FC와의 경기에서 퇴장당한 뒤 다음 경기에 결장하면서 시즌 초반 '주전 도장'을 찍을 기회를 놓쳤다. 강용은 이후 전북 현대와의 5라운드 때 출전했다 교체됐고 수원 삼성과의 8라운드 때 다시 모습을 드러냈지만 자신의 풀백 자리를 최호정에게 내주고 윙미드필더로 출전해야 했다. 강용이 머뭇하는 사이 최호정이 감독의 눈도장을 찍으면서 출전 시간을 늘려가고 있다.

중앙 수비수 역시 강원전에서 부상당한 유경렬 대신 콤비로 나선 이지남-김기희조가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안정되고 끈끈한 수비를 선보이면서 춘추전국시대를 열었다. 주장 유경렬도 7경기 만인 21일 상주 상무전에 출전해 선전하면서 중앙 수비수 주전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여기에다 안재훈도 호시탐탐 출전 기회를 노리고 있어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대구FC 관계자는 "주전과 백업 관계없이 훈련 때의 상태를 참고해서 출전 선발진을 구성하고 있다. 선수들이 독기를 품을 정도로 포지션 경쟁이 치열해 누구도 다음 경기 출전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주전이라도 경고 누적이나 퇴장, 부상 등 변수로 결장하면 언제 다시 주전 자리를 되찾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