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친박계 갈등·非朴 진영 겨냥 7분간 격한 발언 쏟아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격노했다. 4'11 총선 후 벌어지고 있는 친박계내 권력다툼양상에 대한 강력한 경고다. 25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충북 총선공약실천본부 출범식 '참석후 기자들과 만난 박 위원장은 "선거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당이 흐트러지고 갈등과 분열로 가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이면 국민이 외면하고 말것"이라며 "민생은 어디로 가버리고 온통 정쟁의 모습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친박계 내부의 미묘한 갈등과 혼선 및 김문수 경기지사와 정몽준 의원 등 경선룰 변경을 요구하고 있는 '비박'(非朴) 진영 모두를 겨냥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우리 당이 이런 구태의 모습을 보이면 용서를 빌 곳도 없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또 한 번 기회를 달라고 할 수도 없다"며 7분여 동안 격한 감정을 여과 없이 쏟아냈다. 특히 최근 당내에서 떠돌고 있는 지도부 구성안을 두고서는 "(누군가) 사실이 아닌, 왜곡된 이야기들을 지어내서 그게 당안에 떠돌아다니고 그게 또 확대 재생산되고 언론플레이하고…."라면서 "있지도 않은 이야기를 지어내 당을 혼란으로 몰아가는 것은 당을 해치는 행위"라고도 비판했다. '친박핵심인사가 작성했다'는 국회의장과 당대표 원내대표,사무총장 등을 망라한 '차기지도부 리스트'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박 위원장의 격노가 전해지면서 '리스트'에 원내대표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부산출신 친박핵심인 서병수 의원이 곧바로 기자회견을 자청, "당의 화합이 우선이다"며 원내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 파문 수습에 나서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최경환 의원도 "전당대회에 나설 뜻이 없다"며 "지금은 (친박계가)자중자애할 때"라며 몸을 낮췄다.
박 위원장의 이 같은 즉각적인 경고와 제동에 친박계내의 권력다툼 양상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 위원장이 이처럼 직접 나서게 된 것은 친박계의 당직과 국회직 독식 움직임에 대해 비박계는 물론이고 쇄신파까지 반발하면서 전당대회 보이코트 움직임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인 데 따른 것이라는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유승민 의원 등 친박진영 내부에서조차 "(박 위원장이)좋은 보좌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친박계 측근인사들의 전횡을 문제 삼고 나선 데 대해 박 위원장이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권력다툼으로 비치고 있는 친박계 내부의 갈등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경고로 해석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의 경고로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어지고 있던 친박계 내부 갈등과 당내 잡음은 급속하게 정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이날 박 위원장은 완전국민경선으로 전당대회 경선룰 변경을 요구하고 있는 비박진영 주자들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총선이 치러질 때는 가만히 있다가 끝나자마자 이런 식으로 분열을 일으키는 것은 정말 국민들 앞에 부끄러운 일이고 면목없는 일"이라고 비판하고 나선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란 지적이다. 결국 박 위원장의 경고대상에는 이들도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있어 김 지사와 정 의원 등의 후속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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