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명소 창원 천주산
동백꽃이 지면 벚꽃이 피고, 벚꽃이 지면 진달래가 피는 자연의 순리를 따라가야 봄나들이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앞다퉈 피고 지는 꽃에 봄의 정취가 가득 담겨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진달래 철이다. 화사한 벚꽃이 자취를 감추자 연분홍 진달래가 피어나고 있다. 진달래 명소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천주산을 다녀왔다.
◆정상 부근 군락 장관
창원시와 함안군에 걸쳐 있는 천주산(天株山)은 638m에 불과한 아담한 산이지만 진달래를 품은 자태는 서러울 정도로 아름답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 동요 '고향의 봄' 창작 배경이 된 곳으로 진달래가 연출하는 장관을 본 사람은 능히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천주산 진달래는 산허리를 베어 물고 있다. 중턱에서 시작된 진달래 물결은 정상으로 갈수록 파고가 높아진다. 특히 정상 부근 진달래 군락은 파노라마 같은 장관을 연출한다. 여느 산과 마찬가지로 천주산을 오르기 위한 등산로는 많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등산로는 천주암 코스다. 천주암~약수터~만남의 광장~정상으로 이어지는 회귀 코스는 5.1㎞로 다른 등산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리가 짧고 경사도 무난해 오르기 좋다.
천주암 코스의 시작은 40여 대 차를 댈 수 있는 주차장이다. 주차장 맞은편 천주암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200여m 올라가면 천주암이 수줍은 듯 모습을 드러낸다. 천주암은 대웅전과 삼성각'천주암'종각 등 4채의 당우만 거느린 아담한 사찰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천주암에서 정상까지는 2.4㎞ 거리다. 깨끗하게 조성된 등산로를 따라 600여m 오르면 산태샘(약수터)이 등산객을 맞이한다. 시원하게 목을 축인 뒤 길을 재촉하면 이번에는 벚나무들이 등산객을 반긴다. 마침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 있었다. 산 아래에서는 벌써 자취를 감춘 벚꽃을 볼 수 있다는 기쁨에 발걸음마저 가벼워졌다. 벚나무 군락지를 지나면 여러 등산 코스가 하나 되는 만남의 광장이다. 만남의 광장에서는 정상 부근 진달래 군락지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연분홍 옷으로 갈아입은 천주산 정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만남의 광장을 지나면 진달래 산행이 시작된다. 등산로를 가득 수놓은 진달래를 벗삼아 산을 오르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천주산은 앞과 뒤가 모두 아름다운 산이다. 산행을 하다 고개를 들어 위를 보면 진달래가 멋진 광경을 연출한다. 숨을 고르기 위해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봐도 절경이 펼쳐진다. 연분홍 진달래와 이제 막 돋아나기 시작한 연초록 잎들이 바람에 맞춰 군무를 추듯 하늘거린다.
◆감탄사가 저절로
만남의 광장에서 첫 번째 헬기장으로 이어지는 400m가 천주암 코스 중에서 가장 가파르다. 첫 번째 헬기장부터 세 번째 헬기장까지는 산등성이를 타고 가는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천주산을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이 담긴 돌탑과 산불감시 CCTV가 있는 세 번째 헬기장에 닿으면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정상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 기자가 방문한 날, 천주산 진달래는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의 아름다움에 기자뿐 아니라 많은 등산객들이 '우와~'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연분홍 꽃잔치에 마음을 빼앗긴 채 진달래 군락 속으로 들어가면 마음까지 진달래 빛으로 물드는 느낌이다. 그 황홀한 체험에 등산객들은 자리를 뜰 줄 모르고 너도나도 사진 찍기에 바쁘다. 술에 취한 듯 진달래에 취해 걷다 보면 네 번째 헬기장에 닿는다. 헬기장 옆이 정상인 용지봉이다. 용지봉에 서면 창원 시내와 마산 앞바다를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
천주산 진달래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진달래 명소로 전국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 곳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아름다움에 비해 이름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대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를 잡고 있지만 천주산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반면 창원'함안 등 인근 지역 사람들에게 천주산은 단골 산행지다. 특히 진달래가 피는 계절이면 진달래 반, 사람 반일 정도로 붐빈다. 기자가 찾은 날, 평일에도 불구하고 진달래의 여흥을 즐기려는 등산객들로 북적였다. 등산로가 길지 않고 경사도 급하지 않아 체력이 약한 사람도 거뜬히 오를 수 있는 것도 천주산의 장점이다. 쉽게 길을 내어주지 않는 산에 비해 천주산은 그 아름다움을 기꺼이 내어주는 넉넉함을 갖추고 있다.
##Tip
도시락 꼭 챙겨 가세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지만 번잡한 상가가 없어 천주산 주변은 조용하다. 식사를 할 만한 음식점도 없기 때문에 먹을거리는 챙겨가는 것이 좋다. 가는 길에 마금산온천이 있다. 산행 후 온천욕으로 피로를 풀기에 좋다. 대구에서 가는 길은 두 가지다. 중부내륙고속도로(구마고속도로) 칠원IC~부산'서마산 방면~동마산'창원 방면~북면'마금산온천 방면~달천계곡'동정동 방면~북면 방면~주차장으로 이어지는 길과 중부내륙고속도로 칠원분기점~남해고속도로 북창원IC에서 내려 천주암으로 가는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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