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듣는다<1>…대구 중남구 김희국·구미갑 심학봉

입력 2012-04-23 09:59:16

대구 중남구 김희국
대구 중남구 김희국
경북 구미갑 심학봉
경북 구미갑 심학봉

4'11 관문을 통과한 19대 예비 국회의원들이 5월 말 임기 시작에 맞춰 준비에 여념이 없다. 초선 당선자들은 국회의원회관에서 함께 호흡할 진용 꾸미기와 의정활동 목표 설정과 자료 수집 등으로 선거운동기간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 번 해 본 다선 의원들은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그러나 지난 선거 때 보았듯이 현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국민들의 싸늘한 시선을 피부로 느낀 탓에 18대와는 다른 각오로 새 임기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매일신문은 23일부터 두 명씩 대구경북 지역 초선 당선자들부터 시작해 다선 의원 순으로 '19대 국회의원 당선자에게 듣는다' 시리즈를 시작한다. -편집자주-

◆대구 중남구 김희국…대형 주택단지 끌어들여 도심 부활

김희국 새누리당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당선자는 "'우리 좀 살게 해주오' '제발 좀 싸우지 마이소'라는 유권자의 당부가 귓가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했다. 늦깎이 전략 공천으로 지역민과의 스킨십이 약했다고 인정했지만 "당선된 뒤 지역구에 인사를 다니며 지역구를 공부했고 지금은 숙원, 현안 해결의 우선순위를 적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선거 때보다 더 열심히 지역을 챙기고 있다고 했다. 스타트라인에 선 선수와 같은 흥분이 감지됐다.

김 당선자는 "1990년대까지 대구는 직물, 염색, 부품, 도'소매로 활력이 넘쳤지만 도심의 산업체가 외곽으로 빠지고 그곳에 금융, 중개업, 디자인, 의료, 첨단핵심기술 분야가 들어오면서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측면이 크다"며 "학교 등 공공기관, 대규모 주거단지 모두 도시 외곽으로 이전해 도심을 고작 보존지구나 저층지구로 지정한 것은 정부 정책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김 당선자는 "대구 전체가 활력을 찾기 위해선 국가산업단지, 첨단의료복합단지, 혁신도시 등에 기업 등 산업체를 유치하고 대구 내부에서 창업을 지원하면 된다"며 "중남구에는 시청, 구청, 학교를 중심으로 도심 밖 대규모 주택단지를 끌어들여 교통, 환경, 도심주거의 중심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도심 주거환경개선과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당면 과제로 꼽았다. 그의 책상에 놓인 하버드대학 에드워드 글레이저의 '도시의 승리'는 그에게 중남구 문제 해결의 교과서라 했다. 1970년에 사람과 제조업이 도심을 떠나면서 황폐화된 뉴욕이 어떻게 부활했는지 분석한 책이다.

김 당선자는 "우리나라의 주택공급정책은 도시계획의 종속변수가 되어야지, 주택공급 확대 하나만 보고 나가서 부작용이 일었다"고 했다.

그는 국회 상임위로 국토해양위원회를 원하고 있다. 국토와 해양 분야에서만큼은 그만한 전문가가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개발과 보존이라는 과제를 품고 있는 중남구로서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임위다.

포부를 물으니 한족 출신으로 몽골제국의 재상을 지낸 야율초재의 "백성에게 유리한 일을 해주려고 애쓰지 말고 불리한 일부터 없애고, 자꾸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 하지 말고 나쁜 제도를 없애라"는 말을 들려줬다.

그는 "'마차가 다니던 시대에 만든 규칙은 자동차 시대엔 맞지 않다'는 네루의 말을 떠올리면서 중남구와 대구경북을 위해 꼭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경북 구미갑 심학봉…R&D 인프라 지식도시 구미로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심학봉 새누리당 경북 구미갑 당선자의 휴대전화 연결음은 '새마을 노래'다. 선거 로고송으로 쓰기도 했다. 한국 현대화를 상징하는 이 노래는 구미 출신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작사'작곡했다. 심 당선자는 그런 박 전 대통령을 '정신적 아버지'라고 불렀다.

"고향이 아닌 곳에 출마한다는 데 망설여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였던 제게 학업을 이어갈 수 있게 해주고, 국가관을 정립시켜줬던 구미가 더 이상 뒤처져선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민들도 구미에 대한 애정, 경제를 되살릴 경험을 높이 평가해주신 것 같습니다."

그의 머릿속은 '마음의 고향'인 구미 발전 전략으로 가득 차 있는 듯 했다. 핵심은 '공단도시에서 지식도시로의 변화'였다. 단순 생산기지에서 벗어나 교육'문화'관광이 융합된 첨단복합도시로 재탄생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를 위해 먼저 연구개발 인프라를 갖춰 대기업'중소기업이 공생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고향인 포항의 포스텍과 같은 대기업 대학 및 국책연구기관 분원을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벤치마킹 대상으로는 공업도시에서 녹색문화교육도시로 탈바꿈한 미국 피츠버그를 꼽았다.

그는 또 지식경제부에서 반도체'2차전지'전력'로봇'전기자동차산업을 두루 섭렵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먹거리산업을 반드시 창출하겠다고 다짐했다. 4년 뒤 가장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구미공단이 달라졌다는 칭찬"이라고 거침없이 답했다. 상임위 활동 역시 "지식경제위원회에 들어가지 못하면 국회의원으로서 보람이 없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지역에만 얽매여서는 곤란하다는 게 그의 '국회의원 관(觀)'이었다. 지방의회 의원이 할 일까지 챙기는 모습 대신 국가 전체 차원의 비전을 보여주겠다는 다짐이었다. "구미공단의 재창조 여부는 국가경쟁력 강화는 물론 수도권 집중을 해소할 대안입니다. 제가 정치를 하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당론과 제 견해가 상충한다면 치열하게 논쟁을 벌이겠습니다. 물론 결과에는 승복하겠지만요."

그의 별명은 '심딩크'다. 만년 하위권에 머물렀던 지식경제부 축구동호회 감독을 맡아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린 저력 덕분이다. "초선의 한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그가 구미에 어떤 마법을 보여줄지에 벌써부터 유권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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